흔들리는 카스... 오비맥주, 맥주시장 1위 자리 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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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카스... 오비맥주, 맥주시장 1위 자리 내주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4.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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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합병 이후 최대 실적
오비맥주, 14년만에 역신장 '우울'
각종 구설수로 도마 오른 오비맥주
오비맥주 배하준 사장. 사진= 오비맥주
오비맥주 배하준 사장. 사진= 오비맥주

테라를 필두로 한 하이트진로의 거센 추격에 오비맥주의 1위 자리가 위태롭다. 오비맥주는 한맥과 올뉴카스를 내놓으며 수성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에 올해 하이트진로의 1위 탈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테라가 효자, 최대 실적 올린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 부문 전체 판매량이 2019년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테라는 105%로 대폭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테라는 유흥 중병(500ml) 기준 강원·충청 지역은 2019년 대비 87.9%나 성장했으며 부산·울산 지역 역시 85.2%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정 시장에서도 전체 23% 이상 판매가 증가한 가운데 테라는 120% 성장했다.

사진= 각사
사진= 각사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2563억원, 영업이익 19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하이트맥주와 진로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이다. 반면 오비맥주는 2006년 이후 14년만에 역신장을 기록했다. 카스의 판매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 1조3526억원, 영업이익 29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2.3% 줄었고, 영업이익은 28% 감소했다. 오비맥주 측은 코로나로 인한 외식과 유흥시장이 타격받은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해명했다.

맥주 점유율도 올해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용 맥주 점유율은 발포주 포함시 오비맥주 49.5%, 하이트진로 32.9%로 조사됐다. 발포주를 제외하면 오비맥주는 52.7%, 하이트진로 26.7%로 차이를 나타낸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각각 '필라이트', '필굿' 발포주를 판매하고 있다. 맥아가 10%미만인 경우 기타주류인 발포주로 분류된다. 맥주와 맛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해 하이트진로가 처음 '필라이트'를 출시했을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반 소비자들은 발포주로 맥주로 인식하고 있어 이를 맥주 점유율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발포주를 포함한 가정용 맥주 점유율로 봤을때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차이는 17% 정도다. 여기에 유흥 시장에서 테라의 성장세가 무서운 만큼 이를 감안하면 올해 전체 점유율에서 테라가 카스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오비맥주, 고배당·불매... 이미지 실추

여전히 오비맥주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잇다른 사건으로 이미지가 실추되는 상황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4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단행했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600억원의 2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러한 오비맥주의 속사정에는 최대주주인 AB인베브의 어려운 자금 사정이 꼽힌다. AB인베브는 세계 1위 맥주기업이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인수합병과 최근 세계 2위 맥주기업인 사브밀러까지 인수하면서 차입금이 124조원까지 불어났다. 여기에 코로나로 인한 실적 부진까지 겹쳤다. 이에 오비맥주의 실적 악화에도 막대한 금액의 배당을 챙겨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최근 유흥업소용 제품인  330㎖ 병제품과 페트병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면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관련 단체들을 중심으로 1인 시위 나서고 있고, 업소 점주들은 향후 오비맥주를 주문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신제품을 내놨지만 테라의 초기 출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며 "특히 최근 각종 사건이 벌어지며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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