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시동 거는 포스코건설, 4천억 실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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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시동 거는 포스코건설, 4천억 실탄 확보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4.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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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실천... 선행 기술 개발 등 막대한 자금 소요
국내 건설사 최초, 지난해 1억 달러 규모 채권 발행
지난해 이후 국내외 금융권과 협력... 재원 마련 성공

포스코건설은 코로나 장기화로 업계 위기감이 큰 상황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한화 약 4000억 규모의 ESG 연계 채권 발행에 성공, 친환경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건설은 SC제일은행,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과 1억 유로(한화 1328억원 상당) 규모의 ESG 채권 발행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들 기관과 함께 무역금융, 녹색대출 관련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정액의 외국한을 정해진 환율로 매매할 것을 미리 약속하는 ‘선물환’ 계약을 금융기관과 체결한다. 이번 계약에는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수주한 폴란드 바르샤바 소각로 프로젝트 관련 포스코건설의 온실가스 절감과 녹색건축 인증 등 조건이 추가됐다. 포스코건설이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면 SC은행이 금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조건이다. 이는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이자 SC그룹 안에서도 첫 사례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우리은행과도 ‘ESG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포스코건설의 신재생·친환경 플랜트 건설사업에 지급보증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금융을 지원한다. 포스코건설은 ESG 금융상품에 가입해 우대금리를 제공받는 대신, 해당 이자 수익을 시민사회단체 등에 전액 기부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14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도 발행했다. 최초 발행규모는 ESG채권 800억원, 회사채 300억원 등 총 1100억원이었으나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모집액의 6배 가까운 약 63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700억원이 증액됐다.

지난해 7월에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글로벌 금융사인 HSBC, BNP Paribas와 손 잡고 2년 만기 1억불(1200억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확보된 자금은 녹색건물 인증을 받은 친환경건축물 시공, 중소협력업체에 대한 공사기성금 조기지급 등에 쓰일 계획이다.

포스코건설과 금융권의 협력은 자금 기반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ESG경영 실천을 위해서는 친환경 기술 개발, 인재채용, 전담팀 구성 등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ESG가 필요한 이유’를 묻는 설문에 응답 기업의 20.8%는 ‘국내외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투자자 관리’라고 응답한 기업도 15.3%에 달했다. 기업이 느끼는 불편사항으로는 '추가 비용 초래’가 17.8%를 기록,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ESG 금융상품은 기업이 투자 기반을 확보하고, 투자자는 친환경 사업의 밑그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며 "ESG 경영 자금을 확보한 기업은 더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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