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SH‧HUG 신임 사장 '인물난'... 수장 공백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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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SH‧HUG 신임 사장 '인물난'... 수장 공백 장기화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4.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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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임자 찾기 나선 '공공개발 3대장'
후임자 선정 지연... 임기 끝난 전임자 '직무 대행'
LH, 현 상황 수습할 후보자 물색 먼저
SH, 오세훈 시장과의 '정책 교집합' 필수
HUG, 전임 사장 기행... 실추된 '신뢰도 회복' 관건
(왼쪽부터)변창흠 전 LH 사장, 김세용 전 SH 사장, 이재광 전 HUG 사장. 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변창흠 전 LH 사장, 김세용 전 SH 사장, 이재광 전 HUG 사장. 사진=각 사 제공

우리나라 주(住)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주택보증공사(HUG)의 수장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택지 조성과 개발, 주택 건설, 분양 등 업무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앞서 진행하던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고, LH 임원추천위원회에 사장 후보자에 대한 재추천을 요구했다. 당초 김세용 SH사장이 LH 사장 후보에 올랐지만 공직자 다주택자 논란이 한창일 때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두 채에서 세 채로 늘린 사실이 확인돼, 후보자 검증 문턱을 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바라는 적임자는 부동산 투기 잡음을 잠재울 수 있는 인사이다. 

SH공사 관계자는 "LH공사 지원 당시 김세용 전임 사장은 1주택자였다. 다주택자라는 이유로 낙마한 것은 사실이 아니고, LH 직원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급격하게 변해 재공모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사장 공모에 신청한 후보자 중 현 LH 상황에 엄중하게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춘 적격자가 없다는 판단하에 재추천 절차를 추진하게 됐다"며 "임명절차를 신속히 진행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H는 변창흠 사장이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부임한 이후 4개월 째 수장이 없는 상태다. 지금부터 다시 절차를 진행해 적임자를 임명하더라도 6월은 돼야 출근을 할 수 있다. LH의 신임 사장 선임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LH 개편안 발표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LH발(發) 부동산 투기 논란을 해소하고자 강도 높은 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이 개편안이 지연되면서 신임 사장 공모나 상반기 신입사원 모집 등의 일정도 모두 밀리고 있는 것이다.

LH 사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과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의 심의, 국토부 임명제청, 대통령 재가를 거쳐 임명된다. 보통 추천부터 취임까지 걸리는 기간만 두 달 가량이다.

SH도 김세용 사장이 지방보궐선거 당일인 7일 공식 퇴임하면서 사장석이 비었다. 비공식적으로 4개월째 사장석이 공석이다. 김 사장의 공식 임기는 2020년 12월 31일까지였다. 하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고로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되면서 김 사장이 직무대행 자격으로 업무를 이어왔다. 지금은 신임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황상하 SH 경영지원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SH는 “구체적인 신임 사장 선임 기간을 특정할 수 없지만 행정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2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SH 사장의 임명권은 서울시장에게 있다. 임원추천위가 공모를 거쳐 2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면 서울시장이 이 중 한 명을 낙점하는 구조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 주도 재건축·재개발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정책 입안 및 추진에 있어 동일한 시야각을 갖춘 인사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HUG도 상황이 비슷하다. 후임 사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올해 3월 7일자로 공식 임기가 끝난 이재광 사장이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HUG는 주택도시기금을 운용·관리하고 분양보증, 임대보증금보증 등 각종 보증업무와 임대리츠, 도시재생사업 등 정책사업을 수행하는 국토부 산하 공기업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개최하는 등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재개했다. 

이재광 사장은 임기 내내 퇴임설에 시달렸다. 2019년 직원들에게 음양오행을, 건설사 임직원들에게는 풍수지리를 강의해 비판을 자초했다. 교수 자격도 없는 사람을 '풍수지리 전문가'로 내세우고, '집 터가 안 좋다'는 등의 황당한 이유로 2018년 10월 서울역 T타워에 있던 사장‧임원실을 여의도로 이전시켜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한편, 위 3개 기관 관계자는 사장 공석과 관련돼 “임대주택 공급과 분양 등 주택사업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주택공급 만큼은 국민들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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