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김진표는 되고 김석동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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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김진표는 되고 김석동은 안된다?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06.1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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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이임식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최근 문재인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거론되면서 시민단체를 비롯 민주당의 박용진 의원 등은 김 전 위원장이 론스타의 소위 ‘먹튀’와 관련된 인물이라는 점을 들며 재등판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금융위의 실무책임자였고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고 4조원이라는 거금을 ‘먹튀’할 때에 금융위원장을 지냈다는 사실을 들며 론스타 ‘먹튀’의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시점은 노무현 정권시절로 거슬러 올라가고 ‘먹튀’를 한 시점은 이명박 정권 시절이다.

그보다 더 위로 시기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금융권의 고위 관계자에 의하면 우리 정부에서 외환은행을 매물로 내 놓자 외국계 금융그룹인 ‘A’사가 인수를 저울질하다 9·11테러가 발생하면서 세계무역센터 건물의 주보험사였던 ‘A’사가 인수를 포기했다고 한다. ‘A’사가 어마어마한 보험금 지불로 인해 자금난에 처해 외환은행을 인수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외환은행 매각 시기가 지연되면서 노무현 정권으로 공이 넘어갔고 결국 사모펀드인 론스타에게 최종 매각이 됐다. 그 당시 경제부총리는 현재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표 위원장이었다.

김 전 위원장이 론스타를 매각하는 실무책임자였다고는 하나 최종 결제권은 김진표 국정위원장에게 있었다. 김진표 국정위원장도 론스타 매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뇌관이라는 점으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는 2004년 카드 대란에 몸서리를 친 경험이 있다. 김대중 정권 시절 헬기 타고 공중에서 흩뿌려대다시피 했던 신용카드로 말미암아 온 나라가 흡사 전쟁통을 방불하던 시절을 겪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카드 빚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의 기사가 언론을 장식하던 시절이었다.

김대중 정권에서 신용카드 정책을 좌우했던 인물은 다름 아닌 김진표 국정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이 재경부 세재실장 시절 세원 확보를 위해 신용카드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길거리고 화장실이고를 가리지 않고 남발해댔던 신용카드가 노무현 정권 내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은 사건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 초기에 경제부총리를 역임했던 김진표 국정위원장이 카드대란을 수습하기 위해 기용했던 인물이 바로 김석동 전 위원장이었다.

당시 시중에는 ‘진표가 싸 놓고 석동이더러 치우라 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져 돌았다.

저축은행 업계에 정통한 한 인사에 따르면 2011년 저축은행 사태는 김대중·노무현 양대 정권에서 잉태된 문제였다고 한다.

김대중 정권 초기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촉발된 저축은행 문제는 사태가 터질 때마다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해 왔기 때문에 해결이 되지 않고 재발했다는 것이다.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응급처치로 일관했던 것이 급기야 이명박 정부까지 이어져 왔다는 설명이다.

이명박 정권 취임 직 후 저축은행에 문제가 많으니 빨리 털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여러 차례 개진됐지만 광우병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던 정권차원에서 저축은행 문제까지 터뜨리면 전 정권의 실정이라고는 하나 민심이 이반된다며 일단 뒤로 미루자고 끌고 왔던 것이 결국 2011년에 터지게 됐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에서 저축은행 사태의 뒷치닥거리를 주도했던 인물도 김 전 위원장으로 그는 이러한 일련의 일들로 인해 ‘대책반장’이라는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별명까지 얻게 된다.

김 전 위원장에게 ‘대책반장’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 원인 제공은 모두 민주당 정권이라는 얘기다.

작금의 가계부채 문제는 분명 '이명박근혜'로 통칭되는 자유한국당 정권의 부산물이다.

금융권의 전문가들과 많은 학자들은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김반장’만한 인물이 없다고 한다. 아니 ‘김반장’이 아니면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한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두루 거치며 경제정책의 헤드쿼터 역할을 했던 김진표 국정위원장은 향 후 이 나라의 5년을 좌우할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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