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발표 직전 농협대출 급증... 중앙회 "제도 개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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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발표 직전 농협대출 급증... 중앙회 "제도 개선할 것"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3.2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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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시흥농협 작년 토지담보대출 62.3% 증가
비조합원 대출 급증..."외지 투기 돈줄" 의혹
하남·서부농협 2018년 152억원... 전년 3배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광명·시흥 공공택지지구 발표 직전 북시흥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이 전년 대비 2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남 교산신도시와 안산 장상신도시 인근 지역농협에서도 토지담보대출이 급증했다. 농협중앙회 측은 즉각 제도 개선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실에 따르면 3기 신도시 발표 직전 인근 지역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시흥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은 광명·시흥 공공택지지구 발표가 나기 직전 1년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시흥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은 2019년 589억원에서 지난해 956억원으로 62.3% 늘었다. 앞서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북시흥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은 551억원, 2017년 507억원, 2018년 691억원 수준을 유지했었다.

비조합원 위주 대출이 크게 늘었다. 북시흥농협의 비조합원 토지담보대출은 2019년 249억원에서 지난해 말 513억원으로 급증했다. 준조합원 대출도 78억원에서 211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역내 농민들에게 영농자금을 지원해야 할 지역농협이 외지인들의 투기에 돈을 댄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북시흥농협은 지난달 14일 지정된 광명·시흥택지지구를 영업구역으로 둔 지역농협이다. 지역농협은 해당 농협이 위치한 시·군·구 단위의 토지에 대해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광명·시흥택지지구에서 벌어진 LH직원들의 투기도 대부분 북시흥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북시흥농협은 이러한 의혹으로 지난 18일부터 금융감독원의 현장조사가 진행 중이다.

자료=홍문표 의원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홍문표 의원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시흥 외에도 일부 3기 신도시의 경우도 발표 직전 1년간 토지담보대출이 급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남 교산신도시를 영업구역으로 둔 하남·서부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은 2017년 52억7,800만원에서 2018년 132억7,600만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하남 교산신도시는 2018년 10월 LH가 국토교통부에 제안을 하고 같은 해 12월 3기 신도시로 확정된 곳이다.

안산 장상 공공주택지구가 영업구역인 안산농협의 토지담보대출도 신도시 발표 직전 1년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5월부터 발표가 나기 한달 전인 2019년 4월까지 43억7,700만원의 토지담보대출이 나갔는데, 전년 같은 기간(17억4,000만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안산 장상 공공주택지구는 2019년 5월 지정됐다.

최근 신도시개발을 앞두고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권의 대출이 급증하면서 투기의 돈줄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특혜대출의 정황도 제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상호금융검사국이 2016년부터 올해 2월까지 5년간 상호금융에 내린 총 제재 건수 70건 가운데 53%에 해당하는 37건의 제재 사유가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취급'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비조합원 대출 급증과 관련해 "농민 영농자금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즉각 문제점을 개선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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