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상장지수펀드)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26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상품을 살펴보면 TIGER ETF는 1~2위를 포함해 상위 10개 중 5개를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가 1위로 순매수액 5,933억원을 기록했다. 2위는 TIGER KRX2차전지K-뉴딜 ETF였다. 3위는 KODEX2차전지산업 ETF로 상위 3개 상품에 대한 순매수액만 새해 들어 1조4,000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기술주와 신성장 테마형 ETF에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다. 6위 'KODEX 미국FANG플러스(H)' 1,371억원, 7위 'TIGER 차이나항셍테크' 1,009억원, 8위 'TIGER KRX BBIG K-뉴딜' 1,006억원 등이 대표적인 예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러한 투자 행태는 단타 매매 위주로 ETF를 활용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한 해 개인 투자자들의 ETF, ETN(상장지수증권) 순매수 순위는 '곱버스'(지수 인버스 레버리지형 상품)와 같은 지수형 파생상품과 천연가스·금·은 등 변동성이 큰 원자재 관련 상품이 8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0년 역시 10위권 상품 중 7개가 지수형 파생상품과 원유선물 관련 상품이 차지해 전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레버리지형 또는 인버스형 ETF는 단기 차익실현 목적으로 매매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상황에 따라 순매수 규모가 급변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 인기를 끄는 신성장 테마형 ETF의 경우 시장 상황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순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도 차별화된 대목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행태 변화에는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신성장 테마형 ETF의 인기가 부상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연금계좌를 활용한 ETF 투자가 늘어난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국내 6개 대형 증권사 연금저축계좌(퇴직연금 제외) ETF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1조1,912억원으로 1년 새 306% 증가했고 증가 속도는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까지 포함하면 연금계좌에서의 ETF 투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다. 연금계좌에서는 레버리지나 인버스형 상품에 투자할 수 없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은 "최근 연금계좌를 투자에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이 ETF 시장의 주된 주체로 부상했다"며 "연금계좌 특성상 단기 트레이딩이 아닌 장기투자 성향이 강하다 보니 유망 섹터나 해외 대표지수형 상품을 꾸준히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