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리모델링 시장... 쌍용건설, '동맹' 전략으로 왕좌 지킨다
상태바
불붙는 리모델링 시장... 쌍용건설, '동맹' 전략으로 왕좌 지킨다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4.05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ENG과 '4600억' 철산·한신 리모델링 공동 수주
2000년부터 리모델링 시장 개척…누적 실적 1.5조원
대형건설사, 리모델링 사업 진출... 시장 경쟁 치열
'2개층 수직증축' 등 독보적 기술력... 경쟁 우위
김석준 쌍용건설 사장. 사진=쌍용건설
김석준 쌍용건설 사장. 사진=쌍용건설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실적 1위를 지키기 위해 '동맹' 전략을 선택했다. 회사는 지난달 21일 현대엔지니어링과 손잡고 4600억원 규모의 '철산 한신아파트'를 수주했다. 자금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조합원들로부터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았다. 컨소시엄 주간사는 쌍용건설이며, 양사 지분은 50대 50이다. 쌍용건설이 컨소시엄을 맺고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것은 2016년 분당 한솔마을 사업 이후 두번째다.

쌍용건설의 '동맹' 강화 방침은 업계의 흐름 변화와 무관치 않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어 실적을 내는 대형건설사들도 여럿 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사업을 규제하자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이 코로나로 인한 해외 수주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속속 리모델링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태다.

서울 가락동 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이례적으로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 등 대형건설사들이 참여해 경쟁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도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와 고덕아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며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현대건설은 단독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어 2280억원 규모의 수지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따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현대건설 '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팀'은 최근 사내 정식부서로 재편됐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26개 리모델링 추진 사업장 중 13곳의 시공권을 따내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리모델링 시장 확대에 웃는 쌍용건설

업계 전문가들은 건축시장에서 리모델링 사업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도시정비사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규모 조합들도 리모델링 사업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수도권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단지는 61곳, 약 4만500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쌍용건설은 일찍부터 리모델링 사업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시장을 개척했다. 쌍용건설은 2000년 7월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한 이후 기술 개발을 서둘렀다.

대표적인 리모델링 기술인 '지하층 하향 증설공법'은 지하 주차장을 추가로 증설하고 지상 엘리베이터와 연결한다. 기존 주거공간인 1층을 필로티로 대체하거나 지하 주차장을 2개층까지 한 번에 신설하는 공법도 개발했다. 주택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단면증설·철판보강·탄소섬유보강 등 구조보강공법과 댐퍼(진동흡수장치)를 활용한 내진설계(일반 건축물 기준 6.5)도 도입했다.

역사가 긴 만큼 '최초' 타이틀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리모델링 부문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받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 아남아파트도 쌍용건설이 수주한 사업지다. 이 아파트의 일반분양 물량은 29가구로, HUG는 일반분양 물량이 있는 사업에 한해 분양보증을 승인하고, 사업비 대출 시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2012년에는 서울 밤섬 '예가 클래식'을 2개층 수직증축 방식으로 완공하기도 했다. 리모델링 사업에서 1개층을 늘린 사례는 있었지만 2개층을 한번에 증축한 것은 이 단지가 국내 최초이다. 

리모델링 수주 규모는 업계 1위다. 쌍용건설은 2019년 서울신답 극동 리모델링 사업을 따내며 수주 실적 1만 가구를 돌파했다. 금액 기준 누적 실적은 1조5000억원이다. 

쌍용건설이 완공한 리모델링 단지는 총 974가구로, 국내 리모델링 준공 단지 2301가구 가운데 절반 가량을 시공한 셈이다. 쌍용건설은 올해부터 리모델링에 그치지 않고 ▲지역 랜드마크 규모의 주상복합 ▲재개발 ▲도시개발사업 ▲고급주택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공급 물량은 전국 총 10개 단지 약 6700가구다.

쌍용건설의 리모델링 분야는 크게 △주거건물 △고급건축 △아파트 리모델링으로 나뉜다. 주거건물은 '쌍용더플래티넘 김해·부평·광산·용마산 사직아시아드' 등 전국 1만 가구 이상을 수주했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서울 강남권에서 활발하게 진행됐으며 '방배'·'도곡' 예가 클래식 등이 대표적이다. 쌍용건설은 프리미엄 리모델링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반얀트리 클럽&스파, 아난티코브, 서울힐튼 호텔 등 최고급 시설에 대한 리모델링도 성공적으로 수주했다. 특히 루이비통 아시아 단독 매장 중 최대 규모의 ‘루이비통 뉴 컨셉트 스토어’를 리모델링했으며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루이비통 메종 서울’의 리모델링을 맡기도 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는 신축에 비해 난이도가 월등하게 높아 경험이 없는 시공사가 뛰어들기에는 어려운 분야”라며 “신공법 개발과 전담 엔지니어 육성은 물론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타사와 전략적 제휴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