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롱하는 HUG 국민제안... '참고하겠다' 복붙 답변, 기간도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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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우롱하는 HUG 국민제안... '참고하겠다' 복붙 답변, 기간도 한 달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3.2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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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목소리 듣는' 국민 참여 게시판 개설
답변까지 한 달...내용은 '복붙' 무성의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 식 행정” 지적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온라인 홈페이지 '국민참여게시판'을 운영하면서, 누리꾼들이 올린 게시물에 이른바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 형태의 무성의한 답변을 달아 물의를 빚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UG '국민참여게시판'에는 고분양가 관련 다수의 글이 게시됐다. 한 민원인은 “토지매입비와 자재비 등을 계산해 분양가를 책정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심사대상 아파트의 반경 거리를 기준으로 한 보증방식을 고려해달라”고 제안했다.

국민참여게시판은 HUG의 대국민 소통 창구로, 국민으로부터 폭 넓은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 게시판은 △국민제안 △정책제안 △아이디어 공모 게시판으로 구성된다. 국민제안 게시판에는 국민이 HUG에 바라는 제도개선 사항을 수시로 제안할 수 있으며, 정책제안 게시판에는 HUG 사업에 대한 의견을 작성할 수 있다. 글 작성자는 제안 취지, 기대효과, 제안내용 등 상세한 내용을 작성할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민 참여 게시판. 사진=HUG홈페이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민 참여 게시판. 사진=HUG홈페이지

제안자는 공사로부터 답변을 얻기 위해 평균 30일을 기다려야 한다. 눈 여겨볼 점은 HUG의 답변이 상투적이다 못해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HUG는 위 제안에 이렇게 답했다.

'공사의 분양보증에 대한 보증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제도개선 시 귀하의 의견을 참고하겠다.'

HUG는 '확장, 옵션 반강요로 인한 분양가 편법 인상을 막아주세요', 'HUG 분양가 심사기준 개편 반대합니다', 'hug 규제 재검토 소식에 지방~분양 연기' 등 각각 다른 국민이 올린 제안에도 위와 동일한 문구를 답변으로 게재했다.  

HUG 관계자는 “관리자가 유관 부서의 의견을 취합해 답변을 작성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담당자 연락처를 함께 기재하지만 추가 문의는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참여 게시판 보다 민원접수를 통해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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