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주는 희망글귀 “꿈을 단지 꿈으로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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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주는 희망글귀 “꿈을 단지 꿈으로 두지 않았다”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7.06.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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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카페 '뽀카페 고' 백보람 청년상인 인터뷰
"너의 꿈을 단지 꿈으로 두지 마라" 사진=시장경제신문.

'Don’t let me your dream just on dream'

카페를 창업한 백보람(27·여) 씨는 ‘너의 꿈을 단지 꿈으로 두지 마라’라는 글귀를 침대 벽에 붙여놓고 자기 전에 주문을 외우듯 몇 번이고 곱씹었다. 친구가 소개해준 이 글귀가 힘들 때마다 위안이 됐다고 한다. 이 말처럼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3년 끝에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에 개인 카페를 지난달에 차렸다. 꿈을 단지 꿈으로 두지 않은 것이다. 종업원에서 이제는 사장이다.

카페 내부에는 각종 서적과 잡지들이 비치돼 있었다. 그 중에는 ‘꿈꾸는 다락방’이란 책도 꽂혀 있었다. ‘생생하게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라는 흔한 자기개발서였다. 당연한 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이런 종류의 책에 감명을 느낀 적이 없지만 백 씨는 달라 보였다. 표지는 수십 번을 읽은 것처럼 낡아있었다. 군데군데 형광펜으로 칠해져 있는 부분도 있었다. 33페이지에 적혀있는 “흔히 사람들은 재능과 노력이 성공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성공을 불러들이는 것은 생생하게 꿈꾸는 능력이다”라는 문장이 형광펜으로 빛이 났다.

“누구나 그렇듯이 잘못을 저지를 때가 있잖아요. 그것이 잘못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 실수를 반복할 때가 있어요. 똑같이 당연한 말이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도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과는 다르게 안정적인 직업을 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책을 펼쳤어요. 그랬더니 중고서적에 팔아도 안 받아줄 만큼 닳았네요”

플라워카페 콘셉트로 만들고 싶다는 백보람 사장의 매장에는 꽃 무늬가 그려진 찻잔이 구비돼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고개가 끄덕여졌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여느 젊은 사람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백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제 친구들 중에는 창업한 사람이 한 명도 없네요. 다들 영어학원, 네일아트, 미용실 등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는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을 고쳤다.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면 학원과 네일아트샵, 미용실 등을 차리고 싶어 했어요. 누구나 창업을 희망하는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이런 생각을 더 자주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지인을 포함해 예비 창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봤다. 백 씨는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면서 “현재 잘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걸 하게 되면 결국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건이 된다면 모든 일에 최대한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면서 “일이 잘 안 풀릴 수도 있지만 다 경험이다. 대신 후회가 없도록 신중히 선택하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 씨는 또 다른 창업(?)을 꿈꾸고 있다. “현재 카페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발전시킬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백 씨가 카페 창업을 사전에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예기치 않은 곳에서 벌어졌다. ‘앞으로 뭘 해야 하지’라는 고민 끝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커피의 매력에 빠졌다. 백 씨는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때도 보통 카페에서 만나자고 연락한다. 그의 말처럼 “집보다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책도 읽고 편하게 얘기도 나눌 수 있는 곳으로 안성맞춤이었다. 단순 고객이었을 때는 몰랐지만 종업원으로 일 하면서 창업에 대한 ‘확신’이 더해져 갔다. 적성에도 맞았다.

“현재 잘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걸 하게 되면 결국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원두를 내리는 사람에 따라 커피 맛이 천차만별이에요. 처음에 일할 때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제가 만든 커피는 쓴 맛이 강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이다 보니 사장이 칭찬해 줄 정도로 실력이 올랐어요. ‘아! 진짜 맛있다. 달다. 향이 좋다’ 이런 말을 듣게 됐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백보람 사장은 10평 규모의 작은 카페 ‘뽀카페 고’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뿐만 아니라 파르페 메뉴도 판매한다. 다과류는 수제로 직접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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