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핀테크·클라우드... 쿠팡 5兆, 물류센터 말고도 쓸 곳 많네
상태바
OTT·핀테크·클라우드... 쿠팡 5兆, 물류센터 말고도 쓸 곳 많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3.19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류센터 7곳 추가... 전국 '로켓배송' 추진
1위 지키기 DH... 카카오·쿠팡 입찰 제한
아마존 따라 핀테크·클라우드 진출 전망
타임스퀘어 광고스퀘어 광고. 사진= 쿠팡
타임스퀘어 광고스퀘어 광고. 사진= 쿠팡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해 시총 100조원 대박을 터뜨린 쿠팡이 조달 금액으로 5조원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는 향후 쿠팡의 행보를 놓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은 주식 공모가 35달러에서 공모가를 시작했고, 시총 100조원의 잿팟을 터뜨렸다. 국내 상장사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이은 2위에 해당한다. 이번 기업 공개를 통해 쿠팡은 약 5조1678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이 이번에 마련한 실탄을 어디에 쓸지 업계 귀추가 모인다. 김범석 의장은 해당 자금으로 빚을 갚지 않고 신규 투자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선두 굳히기 나서나... 물류 센터 추가

쿠팡의 가장 큰 강점은 '로켓배송'으로 대변되는 물류다. 이번 조달된 자금으로 물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신세계와 네이버가 손을 잡았고,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와 이를 인수하는 기업에 점유율이 몰릴 것으로 관측돼 선두권을 지키기 위해 물류 관련 사업에 자금이 투자될 것이 유력하다. 

쿠팡은 현재 전국 70% 수준의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어느 곳이든 쿠팡 물류센터에서 10km 반경에 둬 '충성 고객'의 이탈을 막고, 추가적인 고객 유입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쿠팡은 현재 전국 10곳의 물류센터에서 약 8700억원을 들여 7개를 추가 건립한다고 밝힌바 있다.

더불어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 강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쿠팡을 이용한 1480만명 중 로켓와우 고객은 32% 수준이다. 이를 50%대로 더 늘리면 네이버도 앞지를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운영 중인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쿠팡 플레이'에 대한 투자도 관측된다. 아직 사업 초기로 이용자 증가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올해 1월 기준 약 81만명의 순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OTT사업자 중 9위 수준이다. 최근 쿠팡 플레이를 키우기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크 토트넘 홋스터의 경기를 생중계 하는 등 OTT 강화에 힘쓰고 있다. 
 

물 건너간 요기요, 택배사업? 핀테크?

당초 쿠팡은 5조원의 자금으로 매물로 나온 배달업체 '요기요'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17일 요기요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가 카카오와 쿠팡을 입찰에서 제외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배달의 민족은 1위 사업자 고수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현재 월 사용자 기준 시장점유율이 배달의민족(58%)과 요기요(31%)에 이어 11%로 3위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기준 27만명이던 이용자가 지난해 12월 284만명으로 1년 새 11배 가까이 폭증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은 1,377만 명에서 1,715만명, 요기요는 725만명에서 774만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요기요를 인수하면 단번에 2위 사업자로 1위까지 넘볼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쿠팡이 택배 사업에도 본격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쿠팡은 내달 국토교통부의 현지 실사를 거쳐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갖추게 된다. 쿠팡이 택배업계에 진출하게 되면 자체 주문량만으로 단숨에 2위 자리에 오른다. 장기적으로 1위인 CJ대한통운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현재 대구와 부산에서 택배사업을 시범운영 중에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당장 택배사업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금이 확보됐지만 현재 운영 중인 대구와 부산 정도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쿠팡이 기존 사업의 확장보다 신사업 진출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신사업으로 클라우드와 핀테크다. 

쿠팡은 지난해 말 고려대로부터 기술 특허 98건을 사들이는 등 꾸준히 투자를 이어왔다. 쿠팡이 사들인 특허를 살펴보면 물류, 이동통신, 로봇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또 지난해 자체 페이 서비스인 쿠페이를 분사시키며 본격적인 핀테크 진출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쿠팡이 아마존을 모델로 삼는만큼 클라우드 서비스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쿠팡은 최근 클라우드샵·클라우드스토어 등 상표권을 출원하며 데이터 및 정보기술(IT) 서비스 사업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쿠팡이 '유니콘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을 한 번에 키우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조원을 확보한 쿠팡의 행보에 업계 귀추가 모이고 있다"며 "실탄이 든든한만큼 이를 통해 업계 점유율을 단번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