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 줄었는데 임대료는 2배…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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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줄었는데 임대료는 2배…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 속앓이
  • 임현호 기자
  • 승인 2016.07.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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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건물 이주하며 보증금 일원화… 보증금 대폭 올리거나 비싼 임대료 내야
수협 "비대위, 합의한 내용 번복"… 상인 "인상 정당성 없으면 재검토해야"

수협이 추진한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이 상인들의 새 건물 이주 거부로 진통을 겪는 가운데 설상가상 임대료(관리비) 폭탄 논란마저 불거져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수협은 상우회 회장단과 수차례 합의한 내용으로 일부 상인이 트집을 잡는다는 태도다. 반면 상인들은 개인 재산권 문제를 친목모임인 상우회장단을 중심으로 논의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합의가 무효라는 견해다.

11일 수협과 노량진수산시장상인 생계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새로 지은 시장 건물의 임대료가 현재보다 많게는 2배 이상 오를 전망이다.

현재 노량진시장 점포 임대료는 장사가 잘 되는 주요 목 등 점포 자리와 가치에 따라 A~C 3등급으로 구분된다. 등급별 임대료는 다시 보증금 규모에 따라 나뉜다.

가장 장사가 잘 되는 A등급의 경우 보증금이 600만원이면 3.3㎡당 임대료가 50만원, 보증금이 2900만원이면 임대료가 27만원인 식이다.

새 건물은 보증금을 2900만원으로 일원화했다. A등급 임대료는 전용면적 4.95㎡(1.5평) 기준으로 71만원 수준이다. 3.3㎡당 47만원꼴이다.

임대료 50만원을 내던 상인은 47만원으로 3만원이 줄어든다. 대신 보증금은 2900만원으로 현재 600만원보다 4배쯤 많은 230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특히 지금도 보증금이 2900만원인 상인은 임대료가 27만원에서 47만원으로 1.7배 오른다.

수협은 기존 시장에 없었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가게별 랜(LAN)선 설치는 물론 주차장, 상하수도 시설 등 다양한 배후시설을 갖춰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상인들이 체감하는 새 건물의 판매면적이 현재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다는 점이다.

상인들은 실제 판매면적은 절반 이하로 축소됐는데 임대료는 거꾸로 오른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협은 지난 3~7월 총 17차례에 걸쳐 임대료 문제를 협의했고 냉동·패류 등 부류별 상우회를 통해 조합원 동의를 얻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태도다.

수협 한 관계자는 "굳이 상우회장단에 묻지 않아도 되지만, 예우 차원에서 점포 배치와 임대료 문제를 수차례 협의했다"며 "당시 회장단이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고 해 부류별 임시총회를 열고 회원들이 찬성한 사항이다"고 강조했다.

수협은 당시 상인들이 합의한 내용을 비대위가 이제 와서 반대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판매면적은 줄어드는 데 임대료만 오르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비대위는 당시 수협의 접근법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상우회는 조합원 친목 도모를 위한 모임인데 점포 임대료 같은 개인 재산권 문제를 상우회장단을 중심으로 논의한 게 옳았느냐는 것이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전임 상우회장단은 임대료와 양해각서 체결 등이 문제 되면서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며 "(전임 회장단은) 점포 수평이동 등 (수협이) 잘해준다는 말을 믿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의견이었다"고 반박했다.

임대료 인상 논란이 수협과 비대위 간 진실게임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인다.

[2015.11.11 15: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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