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셋값 만든 '선무당 정책'... 억 단위 올리고, 4억 미만 씨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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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전셋값 만든 '선무당 정책'... 억 단위 올리고, 4억 미만 씨말렸다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03.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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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치' 서울 아파트 전세값 6억 육박
임대차법 시행 7개월... 서울 전역 전세값 폭등
강남-강북 격차도 확대, 4억원 미만 전세는 씨말라
전문가들, "하락 전환하기 어렵다" 전망  
변창흠 국토부 장관. 사진=시장경제DB
변창흠 국토부 장관. 사진=시장경제DB

서울 아파트 전세값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불과 2년 전 역전세난이 우려될 정도로 하락했던 전세값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후 이전의 10배 속도로 폭등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7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로 상승한 것이다.

강남과 강북 전세값 차이는 2억원대로 더 벌어졌다. 강남 평균 전셋값은 7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전세 물건이 증가하고 있지만 가격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세입자 부담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9829만원이다. 1월 대비 1002만원(1.7%) 상승했다. 이는 4년 전인 2017년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5억9861억원)에 비슷한 수준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민간 재건축 규제 강화로 아파트 공급이 더뎌지면서 전세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든 데다, 지난해 시행된 새 임대차법으로 보증금을 미리 올리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아파트 전세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남 11개구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은 7억16만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2억원 이상 상승하며 강북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강북 아파트 전세값도 1억원 이상 상승했지만 강남이 상대적으로 더 급등하면서 격차도 커진 것이다.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달 4억원 턱 밑까지 올라 서울에서 4억원 미만 전세 아파트를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철도망 개발 등 이슈와 맞물려 수도권 전체의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서 전세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 

전문가들은 전세값이 올해 하락 전환하기에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세입자의 움직임이 증가하는 봄철 이사 시즌에 전세 매물 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전세값이 하락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다"고 분석했다.

전세값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된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는 전세계약 만료 전 세입자가 원할 경우 계약을 2년 연장하도록 한 계약갱신청구권제도가 포함됐다. 집주인이 실거주 등을 이유로 계약 연장을 거절하지 않는 이상 거부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해 사실상 최대 4년까지 세입자가 거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전월세 상승폭을 5%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끝나야 할 전세계약이 재연장되자, 시장에는 전세물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전월세상한제는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을 때 향후 4년간 전세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다는 부담으로 작용해 가격을 올려서 매물을 내놓는 부작용을 낳았다. 결국 전세물량 감소와 이사철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가격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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