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조지아 배터리 공장, 바이든 일자리 목표와 정확히 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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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조지아 배터리 공장, 바이든 일자리 목표와 정확히 부합"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1.03.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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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캠프 美 조지아 주지사 '대통령 거부권' 요청
지난달 이어 두 번째... "수 천명 생계, 대통령에 달려 있다"
"SK 조지아 공장, 연방정부 보조금 받지 않는 유일 시설"
"미국 배터리 산업, 중국에 뒤처질 수 있어" 경고
일부 전문가, LG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의문 표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사진=NewsAndPost 뉴스앤포스트 유튜브 캡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사진=NewsAndPost 뉴스앤포스트 유튜브 캡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SK이노베이션 패소 의결’과 관련돼 조지프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정가에서 다시 나왔다. 미국 조지아주는 현지시간으로 14일,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서면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는 지난달 12일에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서면을 백악관에 보냈다. 미국 대통령은 USITC의 의결이 나온 날로부터 60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거부권이 행사되면 USITC 의결은 무력화된다.

USITC 지난달 10일 최종 의결을 통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품 및 완제품의 수입과 미국 내 생산을 향후 10년간 금지했다. 앞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 제조 배터리의 수입과 미국 내 생산을 금지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USITC에 제기했다.

위원회의 최종 의결은 ‘SK의 조기 패소’를 결정한 지난해 예비판결에 터잡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해 2월, SK측의 '조기 패소'를 결정했다. '증거 조사절차'(Discovery) 진행 중 SK 측이 일부 증거의 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SK이노는 문제된 증거는 이 사건 영업비밀 침해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위원회는 사건 핵심 쟁점인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살피지 않고, 증거 조사절차 위반만을 이유로 SK이노 측의 패소를 의결했다. SK이노는 “사건 쟁점에 대한 판단 없이 최종 의결이 나왔다”며 즉각 불복 의사를 나타냈다.  

켐프 주지사는 거부권 행사를 촉구한 서한에서 " 조지아주 커머스에 건설되는 SK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앞으로 2600명을 새로 고용할 예정"이라며 "SK가 공장을 짓고자 투자한 26억 달러(약 2조9549억원)는 조지아주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라고 설명했다. 

 

SK 배터리 공장,
'연방정보 보조금' 받지 않는 유일한 시설 

특히 그는 "SK 배터리 공장은, 미국 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 공장 가운데 '연방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 건설되는 유일한 공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켐프 주지사는 SK가 2025년까지 공장을 확장해 고용인원을 6000명 이상으로 늘리고, 배터리 생산량도 연간 5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ITC 의결은 조지아주 공장이 경제적으로 존속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며 "대통령이 이를 번복하지 않으면, 공장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SK 입장”이라고 전했다.

켐프 주지사는 "SK 조지아 공장은 미국 자동차 산업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역 노동자에게 고소득의 좋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며,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굴기' 견제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등의 미국 내 공급망을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캠프 주지사는 이런 사실을 인용하면서 "SK 공장이 문을 닫으면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인 수천 명의 생계가 당신의 손에 달렸다"며 "당신의 결정에 어떤 식으로든 도울 준비가 돼 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3조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제1·2공장을 건설 중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폭스바겐에 공급된다. USITC의 의결이 그대로 효력을 발휘하면, 조지아 공장은 문을 열어보기도 전에 퍠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ITC, '쟁점 판단 없이' SK 패소
전문가들 "SK, 승복 어려울 것"   

미국 ITC가 쟁점에 대한 판단 없이 'SK이노 패소'를 의결하면서, 학계 및 시장전문가들 사이에서는, "SK 측이 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수세적 협상에 나서기 보다는 항소 내지 불복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다.

'대륙법계'에 속한 유럽의 주주와 투자자들 입장에서 본다면, 정서적으로 미국 ITC의 의결에 공감을 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륙법계는 증거 조사절차 못지 않게 '법정에서의 심리를 통한 실체적 진실 발견'을 중시한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 등 일부 전문가들은 "배터리 품질 측면에서 SK이노가 오히려 앞서 있다"면서 LG 측의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시장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두 회사 배터리 제품의 '에너지밀도'를 비교 분석한 자료를 제시했다. 이들 자료에 따르면 SK이노 배터리 제품의 에너지밀도가 더 높게 측정됐다. 그는 "(이들 자료를 볼 때) SK 측이 미국 ITC 패소 의결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밀도'는 배터리의 성능 내지 효율을 검증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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