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이세철, 최대실적 내고 '사표'... "토사구팽" 뒷말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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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이세철, 최대실적 내고 '사표'... "토사구팽" 뒷말 무성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3.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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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동부제철 대표 교체 두고 곱지 않은 눈길
'영업익 239% 달성' 이세철 사장 스스로 '사의'
채권단 관리 부실기업, 1년6개월만에 반전
이 전 사장, 사업 포트폴리오·체질 개선 성공
갑작스런 용퇴 이례적... 배경 놓고 다양한 관측
'오너 2세' 곽정현 부사장 역할 재계관심 집중
곽재선 KG그룹 회장. 사진=KG그룹
곽재선 KG그룹 회장. 사진=KG그룹

KG동부제철의 첫 전문 경영인으로서 실적 개선을 이뤄낸 이세철 전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했다. 취임 1년 6개월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면서 무난한 연임이 예상됐지만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는 용퇴의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KG동부제철은 1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성희 마케팅영업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눈여겨볼 점은 이세철 전 사장이 스스로 자리를 물러났다는 것이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대표이사가 주주총회를 열기 전에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전 사장은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KG그룹은 2019년 9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던 동부제철을 인수했고, 이 전 사장을 첫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했다. 이 전 사장은 취임사에서 “KG동부제철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깊은 사명감으로 미약하나마 힘을 다해 개혁을 이끌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전 사장은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제시했던 사업 체질 개선을 단기간에 이뤄냈다. 넥스틸 부사장 시절 미국 기업과의 강관 부문 분쟁 협상을 맡았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우선 수출이 부족했던 동유럽, 독립국가연합(CIS),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공략했고 해외수출 비중을 늘렸다. 특히 컬러강판 설비투자를 추진해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실적은 매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G동부제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9% 상승한 1174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2년 만에 경상이익 흑자를 냈다.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던 기업이 1년 만에 화려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위기에서 회사를 구한 이 전 사장은 조용히 자리를 떠냈다. 이 전 사장은 퇴임사에서 “지금이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마무리 짓고 새 물줄기의 길을 열어야 할 때”라며 용퇴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KG그룹 편입 후 첫 전문 경영인으로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애썼던 이 전 사장이 물러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전형적인 ‘토사구팽’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사장의 갑작스런 용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이 고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G동부제철 관계자는 “이세철 전 사장의 사의는 특별한 이유가 없으며 본인의 역할을 다했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세전 전 사장(왼쪽), 박성희 부사장. 사진=KG그룹
이세철 전 사장(왼쪽), 박성희 부사장. 사진=KG그룹

 

동부제철, KG그룹 전체 자산의 40% 차지 
'오너 2세' 곽정현 부사장 역할 관심
 

KG동부제철은 KG그룹의 핵심기업이다. 별도 회계 기준 KG동부제철의 지난해 3분기 자산총액은 2조2000억으로, KG그룹 전체 자산총액의 40%를 웃돈다. KG그룹은 KG동부제철을 인수하면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곽 회장은 KG그룹 회장이면서 동시에 KG동부제철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나설 만큼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계의 눈은 자연스럽게 KG그룹 오너 2세인 곽정현 KG동부제철 부사장으로 쏠린다. 곽 부사장은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KG그룹 경영지원실 전무에서 KG동부제철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이어 지난해 12월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사내이사는 곽정현 부사장, 이세철 전 사장, 박창우 이사 등 3명이다. 박성희 부사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다. 미등기임원으로 올라있는 곽 회장과 비상근직인 박 이사는 대표이사를 맡을 수 없고 이 전 사장은 용퇴했기 때문에 대표이사 후보는 사실상 두 명의 부사장으로 압축된다. 

1982년생으로 만 38살인 곽 부사장의 나이나 경력을 고려한다면, 박성희 대표이사 부사장 체제가 유력하다. 박 부사장은 동부제철에서만 27년을 재직해 업무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G동부제철 관계자는 “박성희 부사장의 사내이사 안건은 주주총회에서 의결되며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곽정현 부사장의 공동대표 또는 각자대표 체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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