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임기 말 '최대 위기'... 연임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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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임기 말 '최대 위기'... 연임 물 건너가나?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1.03.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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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노조, 조만간 윤석헌 원장 형사소송
"윤석헌 인사는 역대 최악... 연임 포기하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시장경제 DB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시장경제 DB

금융감독원의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임기 만료를 2개월여 앞두고 벌어진 인사 논란이 윤석헌 원장의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금감원 노조 측은 과거 채용비리 연루자들을 승진시킨 윤석헌 원장을 검찰에 고발할 태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노조는 윤석헌 원장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조 측은 지난달부터 인사 논란을 문제 삼으며 윤석헌 원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전날에도 입장 자료를 내고 "역대 최악이라 평가받는 이번 인사는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채용비리 가담자에 대한 무리한 승진, 핵심부서 6년 연속 근무, 노골적 라인 만들기, 2~3년 주기 순환배치 원칙 무시 등 수많은 반칙이 공정인사로 포장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과거 채용비리에 연루된 채 모 팀장과 김 모 수석조사역을 각각 부국장과 팀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두 사람은 모두 과거 인사팀에 근무할 당시 채용비리로 인해 징계를 받았다.

윤석헌 원장의 인사 발표 이후 노조 측은 감독당국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채용비리 여파로 상여금이 깎이고 일부는 승급이 제한되는 등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고통을 분담하는 가운데 문제의 당사자가 승진자 명단에 올라 상실감이 크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윤석헌 원장은 지난 5일에도 오창화 노조 위원장과 면담을 가졌지만 양측의 입장차는 여전히 팽팽했다. 오창화 노조 위원장은 면담 후 "사무실을 찾은 윤석헌 원장에게 직원들에게 사죄하고 연임을 포기하라고 했지만 그는 대통령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데 내가 그렇게 말할 수 없다면서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석헌 원장의 임기는 5월 7일까지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윤석헌 원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인사 논란이 대형 악재(惡材)로 부상하면서 당장 윤석헌 원장의 거취가 불분명해진 상황이다. 

노조 측은 '누구인가? 누가 인사를 하였어?' 제하의 소식지를 내고 윤석헌 원장과 오창화 위원장의 면담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윤석헌) 원장이 (인사 논란에 대해) 자신도 속았다고 주장하지만 수석부원장의 말을 들어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또한 "수석부원장은 노조에 2번이나 금감원에 온 지 얼마되지 않아 내부사정을 잘 모르니 (기획·경영 담당) 김종민 부원장보에게 일임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종민 부원장보는 전임자의 고과 위주, 기계적인 인사 문제를 지적하는 노조에 '한 번 믿어 달라. 합리적인 인사를 하겠다'고 자신감을 비쳤는데 이번 인사가 김종민 부원장보의 작품인지, 윤석헌 원장의 독단인지 진실은 알 수 없지만 결국 최종책임자는 원장"이라고 꼬집었다.

노조 측의 형사소송이 현실화하면 윤석헌 원장은 재임 기간 중 노조로부터 고발당하는 첫 금감원장이 된다. 사실상 최악의 불명예인 셈이다. 

한편, 노조 측의 반발이 거세지자 금감원 임원들이 나서 중재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원장보급 이상 임원들은 지난 5일 김근익 수석부원장 주재로 내부회의를 열고 사태가 확산되는 문제와 관련해 해결 방안을 논의했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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