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드래곤' 성공 비결은 진정성... 마스크팩 원가 싹 다 공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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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드래곤' 성공 비결은 진정성... 마스크팩 원가 싹 다 공개했죠"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1.03.1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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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에스알씨컴퍼니 용미진 대표
창업 5년만에 '마스크팩 시트' 전문기업 우뚝
전문성·진정성 갖춘 강소기업으로 급성장
자체 브랜드 '미스드래곤' 통해 2막 시작
에스알씨컴퍼니 용미진 대표. 사진=최지흥 기자
에스알씨컴퍼니 용미진 대표. 사진=최지흥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는 흔히 백조(白鳥)와 비교된다. 우아하게 떠있는 백조가 실은 물 밑에서 쉼없이 물질을 하고 있듯, 뷰티 업계 역시 아름다운 겉모습 이면의 치열한 경쟁을 견뎌내야 화려한 비상(飛上)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팩 시트' 분야의 백조로 알려진 에스알씨컴퍼니 용미진 대표. 그는 화장품 업계의 성공 모델을 제시한 유명인사다. 화장품과 관계없는 식품영양정보학을 전공하고 공무원, 스파 운영자, 다이어트 업체 등을 거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후 화장품 회사에서 마스크팩 부직포 제작을 담당하다가 2016년 직접 전문 제조사를 차렸다. 

자체 브랜드 론칭 5년째. 현재 그는 업계에서 마스크팩 시트 박사, 뚝심의 대명사로 통한다. 용미진 대표를 직접 만나 짧지만 강렬했던 화장품 사업 입문기와 마스크팩 강소기업 대표로 우뚝 서기까지의 성공기를 들어보았다.
 

- 어떻게 화장품 업계에 입문하게 됐나. 왜 하필 마스크팩 시트였는지도 궁금하다

"대학원에서 영양정보학을 전공했다. 보건소 등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2007년 쯤 직접 스파를 운영했지만 경험 부족을 느꼈다.

이후 다이어트 전문 회사에 근무하면서 화장품에 대한 눈을 뜨게 됐다. 우연한 기회에 마스크팩 전문 제조사였던 제닉에 입사하며 화장품과 직접적으로 만났다. 제닉을 시작으로 마스크팩에 대해 알게 됐고, 다시 제닉 출신들이 만든 마스크팩 전문제조사에서 근무하면서 부직포 관련 담당자로 일을 했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도 몰랐다. 화장품 제조 분야는 초심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일 속에서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2016년 마스크팩 시트 전문회사인 에스알씨컴퍼니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물론 이 역시 녹녹치 않았다. 시트 관련 업무를 했지만 짧은 근무기간 탓에 전문성이 떨어졌던 것이다.

결국 일에 빠져 사는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직접 영업에 나섰고, 다양한 시트를 직접 경험하고 공부했다. 전문성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갖춰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눈으로만 보아도 시트의 종류, 무게까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전문성이 갖춰지기는 했지만 이것만으로 선두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마스크팩 시트 시장에서 생존을 보장받지는 못했다. 차별성 있는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때 선택한 것이 시트 소싱을 넘어 직접 개발하는 것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선택은 옳았다. 전문성과 경쟁력 모두를 확보한 것이다. 수많은 업체들을 만나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트를 소싱하고 직접 개발한 시트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 유명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는 물론 굴지의 대기업에도 시트를 공급하게 됐다. 전문제조사의 경우 선두 기업 20여곳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지난해까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마스크팩 시트 공급에서 나왔다."

용미진 대표는 자신의 딸 아이의 여드름을 마스크로 개선 시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시작으로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고 말한다. 사진=최지흥 기자
용미진 대표는 자신의 딸 아이의 여드름을 마스크로 개선 시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시작으로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고 말한다. 사진=최지흥 기자

- 마스크팩 시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음에도 직접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다이어트 관련업을 하면서 급격한 다이어트가 피부 노화를 유발하는 것을 보면서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화장품 제조사에서의 근무 경험도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딸을 위한 마음이 컸다. 현재 대학생이 됐지만 당시 어린 딸은 여드름 피부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것을 팩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직접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 특히 국내 마스크팩이 중국 등에서 인기를 얻으며 복제품이 출시되는 것을 경험하며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우리 제품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마스크팩 시트는 다양하지만 사실 복제가 쉬운 시장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독자 제품만이 경쟁력이라는 판단하에 직접 개발한 시트로 '미스드래곤' 브랜드를 론칭했다.

브랜드 론칭 후 다양한 어려움에 봉착했다. 차별화된 시트와 순한 성분의 와사비 팩을 첫 제품으로 론칭하고 홈쇼핑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들었다. 홈쇼핑 진출은 화장품 사업 초기 녹녹치 않은 시장이었다. 고민 끝에 1회 방송만에 홈쇼핑 유통을 포기하고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공구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결론적으로도 성공한 선택이었다. 신생 브랜드였음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었고, 매년 2배 가까운 매출 신장을 올리며 효자 상품이 됐다.

와사비 팩 성공 이후 두 번째 제품으로 캐모마일 콜라겐 마스크팩을 출시하고, 최근 리프팅에 효과가 있는 커리팩을 출시했다. 차별화된 자체 개발 시트와 고함량 에센스를 함유한 것은 물론 피부에 유해한 성분들을 과감하게 배재했다. 최근 트렌드이기도 한 비건 인증까지 받았다. 무엇보다 특별한 시트로 누구도 복제할 수 없는 제품이다.

한번 사용해 본 고객들을 중심으로 재구매가 이어졌다. 별도의 마케팅 없이 인플루언서들의 공구 판매만으로 매출 상승을 이끌었고, 제품 라인도 성인용과 청소년용으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클렌징까지 론칭했으며, 스킨케어 제품 확대를 위해 4월 중 이색적인 패드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토너와 자외선 차단제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판매 중인 자체 브랜드 미스드래곤은 자사몰과 네이버스토어팜, 오프라인 인천공항 면세점, 명동 올마스크스토리, 눙크 온라인 매장 등에서 판매 중이다. 또한 인플루언서 공구와 함께 최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판매도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베트남 등 1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직접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용미진 대표. 사진=에스알씨컴퍼니
직접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용미진 대표. 사진=에스알씨컴퍼니

- 직접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운영한다고 들었다. 대표가 직접 방송에 나선 이유가 있나?

"1년간 스토어팜을 운영했더니 최근 네이버에서 론칭한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방송에 직접 인플루언서와 함께 출연해 보니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직접 개발하고 사용한 제품이라 누구보다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었다. 최근 혼자 방송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실수도 많았지만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제품 개발 과정부터 제품의 특장점을 직접 시연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고객들의 실시간 반응을 보면서 일에 대한 에너지를 받는 기분이었다.

앞으로는 매주 수요일 오후 정해진 시간에 방송하기로 했다. 다양한 이벤트도 사전 홍보 등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많이 써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용미진 대표는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사업 전개를 약속했다. 사진=최지흥 기자
용미진 대표는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사업 전개를 약속했다. 사진=최지흥 기자

- 뚝심 있는 대표, 영업의 귀재라고 소문났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운이 좋았을 뿐이다. 물론, 마스크팩 시트 전문성을 갖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 돌아보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과 함께 소통하며 진심을 다한 것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 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제품 개발부터 생산, 그리고 판매까지 누구와 대화해도 진실로 대했다. 경쟁이 치열한 시트 시장에서도 원가부터 관련 비용 모두를 공개하는 파격을 단행했다. 진실된 마음으로 대하면 상대방도 그럴 것이란 믿음에서였다. 직접 영업을 다니면서 만난 이들은 현재까지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 하와이를 방문했을 때는 우연히 만난 사람과 인연이 돼 하와이 ABC스토어에 전용 제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현재는 하와이 편의점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LG헬로모바일과 업무제휴 형태로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마스크팩 제품을 특판 형태로 공급하고 이후 클렌징 등 다른 제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나는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내가 브랜드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람이 먼저고 이후에 영업이다. 진실된 마음은 늘 신뢰를 가져다준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자체 브랜드 매출을 더 올려야 하고 차별화된 시트도 더 개발해야 한다. 아이디어 제품들도 실제 구현해 판매하고 싶다. 나중에는 직접 제조까지 가능한 공장도 만들고 싶다. 모든 일들은 신뢰와 진정성이 밑바탕 돼야 한다. ‘내가 쓸 수 있어야 남들도 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개발해 왔다. 앞으로 이러한 철학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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