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 접속자 폭등... '메이플 大亂'에 스마일게이트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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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 접속자 폭등... '메이플 大亂'에 스마일게이트 웃었다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3.0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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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루페온 대기 1만명, 카마인도 수천명 접속 대기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 대규모 '망명' 고시
로스트아크 확률 무색할만큼 과금유도 자제
금강선 디렉터 '3000만큼 감사 쿠폰' 지급
위부터 로스트아크, 메이플스토리. 사진=유튜브 캡쳐
위부터 로스트아크, 메이플스토리. 사진=유튜브 캡쳐

"누구네 집 자식하고는 다르네요."

'로스트아크'로 이주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의 말이다. 확률 조작 의혹 등으로 넥슨 경영진에 묵은 불신을 드러낸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 반응에 '로스트아크'가 반사이익을 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MMORPG '로스트아크'의 일부 서버에 대기열이 발생할 정도로 이용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로스트아크'에는 총 7개의 서버가 있다. 그중 루페온은 최근 일주일 사이 접속 대기인원 1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어 카마인 서버 역시 수천명의 대기열이 발생했다.

대기열 발생은 그만큼 이용자수가 대폭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최근 게임에는 특별한 대규모 업데이트 혹은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접속자수 폭주에 '로스트아크' 총괄을 맡은 금강선 디렉터는 "정신이 없고 어안이 벙벙한 상황"이라며 홈페이지에 감사 편지를 게재했다.

'로스트아크'의 급작스러운 인기의 비결은 엉뚱하게도 경쟁 게임사인 넥슨의 MMORPG '메이플스토리' 관련 커뮤니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경영진에 불신이 쌓인 일명 '메난민'(메이플스토리 난민)들은 투명하게 확률을 공개 중인 '로스트아크'로 이주하겠다는 의견들을 호수처럼 쏟아내고 있다. 이주라는 단어는 주로 이용하던 게임을 변경하겠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그들만의 은어다. 몇몇 이용자들은 '로스트아크' 이용법을 콘텐츠로 제작한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용자들 대거 이주 자극한 메이플 대란

이와 같은 '로스트아크 이주' 행보는 '메이플 대란'으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18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공식 홈페이지에 추가옵션이 붙는 아이템 확률을 '동일하게' 수정하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용자들은 기존에는 아이템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어 '트럭시위'를 동원하며 확률 공개를 요구했다. 넥슨 측은 이용자들 요구에도 아이템 뽑기 확률 공개 거절 의사를 밝혀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자율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뽑기 확률 공개하겠다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로부터 매년 인증마크를 발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확률형 아이템을 '사행성 도박'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게임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규제다. 넥슨 역시 '메이플스토리'에 대해 자율적으로 아이템 뽑기 확률을 공개하겠다며 인증마크를 발급받았다.

인증마크 발급과 달리 넥슨은 이용자들의 정당한 확률 공개 요구에 강경한 태도로 거절의사를 밝히고 있다. 확률은 '영업비밀'이라는 논리다. 넥슨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율규제 범위에 적용되는 확률형 아이템 뽑기 확률은 전부 공개하고 있다"며 "범위에 대해서는 GSOK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인증마크'는 사행성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면죄부가 아니냐고 지적 중이다.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지나친 과금 유도로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이용자들은 '로스트아크'로의 대규모 이주를 결정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메난민', '메망명'이라는 신조어가 발생할 만큼 그 규모가 상당하다. 2003년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에서도 높은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으로 손꼽혀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확률 100% 공개? 공개 무의미한 과금 유도 자제

스마일게이트는 2017년 '로스트아크'를 출시한 뒤 2019년부터 확률형 아이템 뽑기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 중이다. 투명 경영을 시전중인 스마일게이트에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은 '시위트럭' 대신 '커피트럭'을 보내겠다고 밝혀 유쾌한 해프닝을 일으켰다.

기획과 달리 '커피트럭'은 코로나 상황으로 연기됐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감사한 마음만 받겠다고 밝혔다. 금강선 디렉터 역시 "마음속으로 충분히 따뜻한 커피를 이미 마셨다"고 감사인사를 전하며 이용자들에 '모코코3000만큼감사해요 쿠폰'을 지급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이와 같이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비결은 과도한 과금 유도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에서 이주한 이용자들은 캐릭터가 데리고 다니는 '펫'을 확률이 아닌 선택하는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워했다. 이어 캐릭터를 꾸미는데 최소 30만원이 들어갔던 '메이플스토리'와 달리 '로스트아크'에서는 단 3만원이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이용자는 "로스트아크는 확률형 아이템 중 일부는 뽑기 확률이 100%"라며 "확률 공개가 의미 없을만큼 과금을 유도하지 않아 '착한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잘 들어맞는다"고 표현했다.

스마일게이트 측 역시 이번 사건과 같은 서버 대기열 발생은 흔한 상황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최근 신규 이용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게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타게임 커뮤니티 등에서 '로스트아크'로 이주하겠다는 글을 다수 확인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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