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하나금투 이은형 내정... "공세적 글로벌 공략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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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 하나금투 이은형 내정... "공세적 글로벌 공략 나설 것"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3.0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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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號, 초대형 투자은행 진입 '급선무'
비은행부문·해외투자 공세적으로 나설 듯
학계·금융계 섭렵... 5개국어 구사 '국제통'
지린은행 투자 주역, "가장 성공적 투자"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 사진=하나금융 제공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 사진=하나금융 제공

하나금융지주는 하나금융투자의 새로운 수장으로 글로벌 전문가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내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은형 부회장의 내정으로 향후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분·글로벌 공략이 한층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은형 부회장의 내정으로 하나금투의 해외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관계자들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연초 신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비은행, 글로벌 부문에 주력할 것을 공언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하나금융지주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하나금투의 신임 대표이사로 이은형 부회장을 내정했다. 하나금투 대표직이 확정될 경우 최연소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이은형 부회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대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중국 전문가다. 2009년 중국 베이징대에서 고문교수로 재직하다가 2011년 하나금융 글로벌전략총괄로 발탁됐다. 학계와 금융계를 두루 섭렵하고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지주사 부회장으로 오면서 그룹의 해외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은형 부회장은 다국적 컨설팅 업체 'GCIG'의 총괄대표 시절 지린은행 투자 건을 주선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하나금융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해외 투자 사례로 회자된다.

업계에선 글로벌 전문가 이은형 CEO를 내정한 것을 두고 하나금투가 당분간 초대형 IB 대열에 합류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하나금투는 최근 5년간 국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단숨에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했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 등 단기금융업무를 실시할 수 있게 된다. 금융사 자체 신용만으로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하의 어음 발행이 가능해진다. 자기자본이 4조원일 경우 연간 8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초대형 IB 5개사 가운데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3개사 뿐이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하나금융 경영쇄신... 고심 끝에 나온 인사"

이은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기존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과 함께 신규 선임돼 약 1년간 지주 부회장직을 맡았다.

하나금융지주가 이은형 부회장의 '젊은피'를 수혈한 것을 두고 향후 본격적인 경영쇄신이 예고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형 내정자는 1974년생으로 하나금투 CEO에 오를 경우 '증권업계 최연소 CEO' 타이틀을 얻게됐다.

금융권에선 하나금투가 '초대형 IB 지정'을 목전에 둔 시점으로 이은형 부회장의 판단이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하나금융은 안팎으로 위기국면을 지나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던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은 채용 비리 관련 재판이 진행중이고, 이진국 하나금투 사장은 현재 자사 리서치센터의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주식거래를 하는 등 선행매매와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이진국 사장을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나금투 측은 즉각 입장문을 통해 혐의와 관련한 거래는 없었다고 단언했지만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증권사의 현직 CEO가 이같은 혐의로 구설수에 오른 것만으로도 초유의 사태라는 지적이다. 

2일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와 코로나 등으로 금융권 전반이 비은행부문과 글로벌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런 시기에 국제전문가를 등용한 것은 이미 해외공략을 예고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본부장 정도인 47세 젊은 피를 내정한만큼 역량과 리더십이 당분간 업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면서 "하나금투의 쇄신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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