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 대표 "35만 문신사, 범법자 내몰려... 法 빨리 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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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아 대표 "35만 문신사, 범법자 내몰려... 法 빨리 제정해야"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1.03.0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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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스칼프에이드 이진아 대표 인터뷰
"문신 인구 1300만, 시술자 35만... 이미 대중화"
"시대 역행, 한국만 불법... 문신사법 통과 절실"
스칼프에이드 이진아 대표. 사진=스칼프에이드
스칼프에이드 이진아 대표. 사진=스칼프에이드

최근 '두피문신(SMP, Scalp Micro Pigmentation)'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지난해 10월 국회에 상정된 문신사 자격 법안 통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모발이식 등 수술을 거치지 않고 탈모 고민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에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문신산업은 이미 대중화 돼 있지만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문신 시술은 여전히 불법이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법안은 문신에 대한 정의와 함께 면허 관련 규정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치에 따라 법안 통과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시장경제>는 두피문신협회 KSMP 강서지회장이자 두피문신 전문 업체 스칼프에이드를 운영하고 있는 이진아 대표를 만나 문신사 자격 제도의 필요성과 최근 주목 받고 있는 SMP에 대해 들어 보았다.

- 국내 문신 업계 현황은 어떤가

"일반적으로 문신(타투)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반영구화장(눈썹, 아이라인 입술)과 글씨와 그림 등을 몸에 새기는 타투(서화문신), 그리고 탈모 혹은 숱이 적어 고민인 이들이 선호하는 두피문신(SMP)이다.

2018년 11월 식약처가 개최한 ‘문신용 염료 안전관리 방안 포럼’에서 문신용 염료 제조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영구 문신(눈썹·입술) 이용자는 1000만명, 타투(영구 문신) 이용자는 300만명에 달한다. 또한 관련 업체도 반영구 문신 시술자가 30만명, 타투 시술자가 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문신사 자격증을 골자로 한 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한국 외에 다른 국가에서는 현재 문신사들을 아티스트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일본의 최고법원에서 조차도 문신이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전세계에서 불법으로 남아 있는 국가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 사용인구 1300만명, 시술자 35만명 이상에 이르는 대형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2년 법원 판결 이후 의료법에 묶여 모두가 범법자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할리우드 유명배우들이 한국에 타투를 받으러 오고, 미용문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중국과 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서 한국의 반영구 기술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모범이라고 평가받는 한국기술자들이 정작 자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의사면허부터 따야 문신시술을 할 수있다는 것도 현실을 무시한 처사이다. 그렇다고 의사들이 문신시술을 직접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일부 의사들이 극히 일부 시술을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병원에 고용된 문신사들이 시술을 하고 있다. 고객들도 병원보다 전문숍에서 시술받기를 선호한다. 비용을 떠나 전문숍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크기 때문이다.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문신시술을 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도 많다.

현재 상정된 문신사 법안은 비단 우리 문신사의 처우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그동안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산업이 양성화 돼 소비자들은 더욱 안전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국가에서도 세금이 늘어나고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신사들의 요구는 국민의 안전과 직업적 자유를 보장받는 일로, 결코 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신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정적 시각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본다. 의료 면허에 가려 불법으로 치부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직접 어려운 상황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례로 갓 오픈한 업체에게 반영구 시술 후 염증이 생겼다며, 다른 사람의 사진을 전송하고 금전을 요구하는 사례가 최근에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타투시술을 받은 후 결제하는 시점에 불법시술을 했으니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수백만원을 요구했던 일도 있었다. 동종업계 사람이 경쟁사를 신고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문신사들 대부분이 시술시에 갑자기 누가 들이닥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시술받은 고객들 대부분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다양한 플랫폼에 스스로 체험 후기를 올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범법자여야 하는 것인가. 하루빨리 문신사 관련법이 제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SMP는 두피색소요법으로 두피에 미세한 니들을 이용하여 색소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모근처럼 미세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시각적으로 볼 때 가장 효과가 큰 비 수술 탈모 고민 해결법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SMP는 두피색소요법으로 두피에 미세한 니들을 이용하여 색소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모근처럼 미세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시각적으로 볼 때 가장 효과가 큰 비 수술 탈모 고민 해결법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 최근 이른바 ‘헤어 라인’이라고 불리는 두피문신이 급성장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SMP(Scalp Micro Pigmentation)’라고 불리는 두피문신은 어떤 시술인가

"SMP는 두피색소요법으로 두피에 미세한 니들을 이용해 색소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모근처럼 미세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시각적으로 볼 때 가장 효과가 큰 비수술 탈모 고민 해결법으로 알려져 있다.

2002년 영국에서 두피 상처를 커버하기 위한 시술로 시작됐으며 2019년부터 미국에서 새로운 탈모 고민 해법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도 소개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물론, 처음 국내 도입 당시에는 전문적인 교육과 전문가가 없어 눈썹 문신용 색소를 사용해 부작용 등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체계적인 교육과 안전성을 보장받은 색소 사용으로 빠르게 시장이 안착되고 있다."

- SMP의 최대 장점은 비수술로 두피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혹시 시술시 아프거나 부작용 등의 문제는 없나

"SMP는 시술 깊이가 0.8mm~1.5mm 이내로 표피층에 색소를 주입하기 때문에 통증완화 크림 등을 사용하지 않는 안전한 시술이다. 시술횟수는 3회에서 6회차까지 부위나 면적에 따라 달라지지만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일반적으로 두피관리 전용숍의 한달 케어비용은 30~50만원 정도다. 또한 탈모샴푸와 관련 제품 사용도 한 달 평균 2~30만원 정도가 소비된다. 이를 1년 비용으로 계산하면 두피 케어 비용만 평균 480만원 선이다. 이에 비해 두피문신은 영구색소로 시술하기 때문에 보통 5년 간 유지되는 반면 이보다 적은 금액으로 시술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두피 문신은 흉터가 생기거나 조직손상이 거의 없다. 이식수술은 모낭을 채취한 부분의 흉터가 생길 수 있어 최근에는 이식수술 후 병원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두피문신을 권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두피 문신을 할 경우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시술할 때 모낭을 피해 두피부분에만 하게 되면 깊이는 1mm 내외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신은 반영구화장(눈썹, 아이라인 입술)과 글씨와 그림 등을 몸에 새기는 타투(서화문신), 그리고 탈모 혹은 숱이 적어 고민인 이들이 선호하는 두피문신(SMP) 등으로 구분된다. 사진= 최지흥 기자
문신은 반영구화장(눈썹, 아이라인 입술)과 글씨와 그림 등을 몸에 새기는 타투(서화문신), 그리고 탈모 혹은 숱이 적어 고민인 이들이 선호하는 두피문신(SMP) 등으로 구분된다. 사진= 최지흥 기자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두피 문신은 기존의 타투방식이나 반영구 기술로는 두피를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두피 전용머신과 니들 전용색소가 필요한 별도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안전성이 보장된 색소 사용, 다양한 경험과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곳에서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시일 내에 문신사 국가 자격증이 도입되고 문신이 불법이 아닌 시대가 오길 희망한다. 이미 시장은 만들어져 있다. 많은 이들이 문신을 했거나, 하고 싶어 한다. 시술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문신을 한 사람과 시술하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없다. 2021년이 문신사들이 범법자에서 벗어나는 원년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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