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戰 패소 파장, 계열사로... SK건설 '녹색채권 공모'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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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戰 패소 파장, 계열사로... SK건설 '녹색채권 공모' 비상등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2.1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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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패소로 '친환경 플랜트 사업' 경고등
건재기업 힐티와 '배터리 플랜트 협력' 맞손
美 ITC 의결 계기, 사업 무산 가능성 대두
녹색채권 공모 앞두고 악재... SK건설, 별도 입장 없어
지난해 6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왼쪽 다섯번째)와 SK 배터리 아메리카 황준호 대표(왼쪽 네번째)가 전기차 배터리 제2 공장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모습. 사진=SK
지난해 6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왼쪽 다섯번째)와 SK 배터리 아메리카 황준호 대표(왼쪽 네번째)가 전기차 배터리 제2 공장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모습. 사진=SK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 소송 패소 여파가 계열사로 이어지고 있다. SK이노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따라가던 SK건설의 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SK건설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 시장 진출에 발맞춰 새로운 조직을 꾸리고, 관련 플랜트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에 '제한적 수입 배제 명령'을 내리면서 사정이 급변했다. 

이달 10일 미국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를 상대로 제기한 '전기차용 2차 전지 영업비밀침해 사건' 최종 의결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배터리 부품과 완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되 포드에 대해서는 4년, 폭스바겐에 대해서는 2년간 수입을 허용하는 예외조건을 붙였다. 일부 예외조항에도 불구하고 동 의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그룹의 배터리 사업 밑그림은 수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SK건설은 하이테크사업부 안에 배터리 사업부서를 만들었다. 하이테크사업부는 SK건설 내에서 반도체 플랜트, 데이터센터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부서다. SK건설은 지난해 7월부터 세계 최대 건설자재 기업 힐티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플랜트' 등 첨단 산업시설 모듈 제작에 사용될 자재 및 공법을 개발 중이다. 배터리 제조 관련 건축물을 시공할 때 자재의 성능과 품질을 높여 '원가 30% 절감', '공기 40% 단축'을 실현한다는 것이 목표이다. SK건설이 새로 추진하는 플랜트 사업은 SK이노의 배터리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한다. 만약 SK이노의 미국 진출이 막힌다면 SK건설과 힐티의 '배터리 플랜트 협력'도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전통적인 주택시장이 과포화 상태가 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대안으로 떠오른 해외 건설도 코로나 악재에 활력을 잃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친환경'은 건설사들이 기대를 걸만한, 사실상 유일한 출구라고 할 수 있다. 안재현 SK건설 사장도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경영 방침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친환경을 강조했다. 

SK건설은 1500억원(최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녹색채권) 발행을 앞두고 있다. 녹색채권이란 사회적책임투자채권(SRI) 중 하나로 친환경 사업이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쓰일 투자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한다. 일각에서는 미국 ITC 의결이 SK이노의 사업실적은 물론이고 SK건설의 녹색채권 발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SK건설의 설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특별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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