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계열사 不在 우리금융, 실적 반등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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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계열사 不在 우리금융, 실적 반등 가능할까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1.02.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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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편중 한계... 그룹 체질 개선 불가피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지난해 코로나 사태 속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빚투 열풍에 투자자들이 증권·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몰리면서 대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금융만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비은행부문이 부진한 모습이다. 우리금융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지 어느덧 2년이 지났지만 관련 부문에서 잇따라 취약점이 드러나면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일 우리금융이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은 1조3,07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넘게 줄어들었다.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금융그룹 3곳은 모두 역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KB금융은 3조4,554억원, 신한금융은 3조4,146억원, 하나금융은 2조6,37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19년과 비교해 각각 4.3%, 0.3%, 10.3% 늘어난 성적이다. 

증시 호황에 따른 비은행부문의 성장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대표적인 예가 KB증권이다. KB증권은 주식거래대금 증가와 수탁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무려 65% 늘어난 4,256억원의 순이익을 끌어모았다. 해외 투자부동산 매각 차익이나 미수채권 충당금 등을 모두 합하면 이익은 4,850억원에 달한다.

반면 우리금융은 증권 계열사가 없어 수수료 이익을 챙기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2년 전부터 중대형 증권사 매물을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증시 호황 탓에 증권사 매물 물색이 더욱 힘들어진 분위기다. 은행이라는 날개 한쪽으로 버텨온 2년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강화 전략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경영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꼽히는 주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주사 재출범 직후만 해도 우리금융의 주가는 1만4,000원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등락을 반복하며 1만원을 밑돌고 있다. 

경영진 리스크가 주가 부양과 실적 반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손태승 회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라임 펀드 판매와 관련해서도 중징계를 사전 통보 받았다. 정확히는 직무 정지 상당의 처분이다. 

손태승 회장의 경우 관련 제재가 확정되더라도 향후 금융권 재취업 제한을 받을 뿐 2023년 3월 31일까지 남은 임기는 채울 수 있다. 다만 손태승 회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소송으로 대응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우리금융이 각종 악재를 털어냈기 때문에 2021년에는 상당한 이익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우리금융 측도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고 사모펀드 관련 비용도 사전에 충분히 반영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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