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저조' 아모레, "올해 5.6兆 팔겠다"... 수치 콕집어 공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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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저조' 아모레, "올해 5.6兆 팔겠다"... 수치 콕집어 공표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1.02.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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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 아모레퍼시픽, 온라인 성장 위안
2020년 매출 4조 9301억, 영업익 1507억 기록
이니스프리 등 전 계열사 매출 '뚝'…최악의 해
절치부심 서경배, "5조 6000억 목표" 이례적 발표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 사진=아모레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 사진=아모레피시픽그룹

2020년은 아모레에게 창사이래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3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0년 4조9,301억 원의 매출과 1,50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5%, 영업이익은 69.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태풍 속 대내외 사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했지만 이를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 국내 사업은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 감소와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 집행으로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다만 국내 온라인 채널은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업 강화로 성장세를 보였다. 설화수 ‘자음생 라인’과 라네즈 ‘네오 쿠션’, 아이오페 ‘레티놀 엑스퍼트’, 려 ‘자양윤모’ 등 핵심 제품들이 선전했다. 또한 프리미엄 타깃의 신규 브랜드 ‘시예누’, ‘라보에이치’와 신성장 브랜드인 ‘큐브미’, ‘브로앤팁스’, ‘비레디’ 등 차별화된 상품들을 잇달아 선보였다.

해외 사업은 코로나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지만,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한 온라인 채널이 성장하며 위안를 삼았다. 광군절과 6.18 쇼핑 축제 등 중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 행사에서 설화수를 중심으로 한 채널 포트폴리오 강화가 긍정적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는 올해 주요 계열사들의 공격적인 투자에도 매출이 모두 감소하면서 2021년 새로운 비전이 필요할 전망이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조4,322억 원(-21%)의 매출과 1,430억 원(-67%)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2조7,064억 원, 해외 사업 매출은 16% 감소한 1조7,453억 원 이었다. 유동 인구가 감소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면세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매출이 하락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사진=아모레퍼시픽

 

온라인 매출, 전년比 50% 성장 '위안'... '재도약 발판' 마련

반면 온라인 매출은 디지털 채널 입점 확대, 온라인 전용 브랜드 출시, 라이브 방송 활성화 등으로 전년 대비 약 50%의 성장률을 기록해 재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플랫폼 다양화와 e-커머스채널 협업 전략이 먹힌 것으로 분석된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이니스프리는 디지털 플랫폼과의 전략적인 협업을 통해 반전을 노렸지만 3,486억 원(-37%)의 매출과 70억 원(-89%)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에뛰드 역시 제조원가를 절감하는 등 손익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으로 적자폭은 줄였지만 1,113억 원(-38%)의 매출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에스쁘아는 직영점 축소와 오프라인 방문 고객의 감소로 매출이 하락하면서 전년대비 9% 감소한 425억 원의 매출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어섰다.

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메디컬 뷰티 에스트라 역시, 전년대비 매출 990억 원(-11%)과 영업이익 4억 원(-94%)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프로페셔널 헤어 시장 부동의 1위인 아모스프로페셔널도 679억 원(-19%) 매출과 143억 원(-15%)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실적부진 만회를 위해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삼는다고 밝혔다.

앞서 LG생활건강은 뷰티(Beauty)와 데일리 뷰티(Daily Beauty)를 합산한 전체 화장품 매출이 5조5,524억 원, 영업이익은 9,647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LG생활건강 성과에 그동안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아모레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아모레는 올해 강한 브랜드를 육성하고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 5조6,000억 원의 매출과 3,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모레가 전년도 실적과 함께 올해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실적 추락의 충격이 컸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특히 아모레는 e-커머스 분야에서 30% 이상 성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브랜드의 고유 가치와 시대정신을 반영한 ‘엔진 프로덕트(Engine Product)’를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국내외 메이저 플랫폼과의 협업과 라이브 커머스 등 마케팅 역량 강화에도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체질개선 작업을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더마코스메틱 등 신성장 동력에도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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