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이달 들어 4연속 수주... 김형 사장 인사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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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이달 들어 4연속 수주... 김형 사장 인사에 쏠린 눈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1.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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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임기 만료 앞두고 연속 수주 성과
외형 성장 이끌었지만 영업익 감소 '부담'
'재무구조 안정성' 원하는 KDB 결정 주목
김형 대우건설 사장.사진=대우건설
김형 대우건설 사장.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새해부터 도시정비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김형 사장의 리더쉽과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성과만 놓고 보면 준수한 평가를 내일 수 있지만, 시점을 지난해로 돌리면 사정이 달라진다. 

대우건설은 최근 도시장비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서울 흑석11구역과 상계2구역을 큰 표 차이로 따냈고 지방에서는 부산 대연4구역 재건축사업과 대구 달서구 주상복합사업을 수주했다. 이들 사업지를 모두 더하면 수주액은 약 1조3000억원이다. 대우건설의 2019년도 매출은 8.6조원. 한달도 안 된 사이에 2019년 매출의 15%를 수준한 셈이다.

상반기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6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사장의 연임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안정성을 요구하는 KDBI가 재무 전문가를 후임자로 내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재무를 총괄하는 정항기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하마평에 오른 인물이다. 대우건설 매각이란 과제를 앞두고 영입한 재무 전문가여서 직접 지휘봉을 쥘 것이란 관측이다.

‘건설통’으로 불리는 김 사장은 2018년 취임 이후 해외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실제 김 사장은 서울 장위6구역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현장설명회에서 직접 발표를 맡기도 했다.

책임경영에 대한 뜻도 내비쳤다. 김 사장은 지난해 7월 임원 33명과 함께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김 사장이 취득한 주식수는 4127주, 금액으로는 약 1445만원이다. 통상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 의지와 책임경영의 성격을 갖는다.

민간 주택공급실적은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대우건설은 2018년 1만4000가구, 2019년 2만1000가구, 2020년 3만3148가구를 공급했다. 회사의 2021년 공급 목표는 3만4700가구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38조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2018년 말 기준 29조8583억원과 비교해도 25% 상승한 수치다. 회사는 지난해 수주 목표액 12조8000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13조30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해외에서는 굵직한 사업을 따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이라크 알포 신항만 후속공사 패키지(3조원), 나이지리아 LNG Train7(2조원) 등 대형 사업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치 5조696억원를 초과 달성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 간 분양공급이 2배 이상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주택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다졌고 올해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을 전망”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송 연구원은 “해외 현장이 착공에 들어가고 매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원가율이 정상 궤도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사진=대우건설

 

양적 성장은 준수, 질적 성장은 의문 

문제는 질적 성장이다.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 중인 KDBI 입장에서는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데 재무 지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8년 전년 대비 32% 늘어난 6287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 다시 3641억원으로 급감했다. 증권가는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42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본업이 아닌 부업에서 손실이 이어졌다. 대우건설은 주택사업과 플랜트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으며 건설 및 부동산업종 종속회사들도 대부분 준수한 실적을 냈다. 반대로 건설과 직접 관련이 없는 대우송도호텔, 사이판 라오라오 리조트, 대우 트리폴리 투자개발 등의 종속회사는 손실을 냈다. 

주가는 이달 12일 종가 기준 5770원으로 52주 최저가인 2250원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아졌지만, 산업은행이 2010년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1만5000원을 크게 밑돈다.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은 273%로 2019년 부채비율 289%과 비교해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영상태 등을 종합한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18년 4위, 2019년 5위, 2020년 6위로 매년 한 단계씩 하락했다.

심혈을 기울였던 반포3주구 수주전 패배 역시 경영능력을 의심케 만드는 근거가 되고 있다. 반포3주구는 총 공사비 8090억원이 넘는 대형 사업이다. 김 사장이 직접 사업을 챙겼지만 삼성물산에 패했고 비방과 소송전으로 얼룩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내외 악재에도 해외 현장과 국내 주택부문에서 업계 최상위 수주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김 사장의 연임과 관련해서는 ”최근 이사회 개최설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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