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향한 몸부림... 5대 은행, '生存 인사'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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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향한 몸부림... 5대 은행, '生存 인사' 단행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1.01.09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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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강화, 부행장 절반 교체 24명 선임
조직·임원 대폭 축소... 무한경쟁 時代 대비
신한은행, 디지털그룹장에 전필환 부행장
국민은행, IT총괄에 삼성전자 출신 윤진수
하나은행, 팀(Unit·유닛)체계로 업무 전환
우리은행, 고객행동 기반 'AI 은행' 승부수
농협은행, 디지털부문장에 삼성SDS 출신 이상래 영입

5대 시중은행의 임원 인사 키워드는 디지털을 향한 몸부림으로 요약된다. '저금리·코로나·저성장' 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해 안정과 혁신을 다잡는 기능 전략(Functional Strategy)이다.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앞두고 주요 은행들은 24명의 부행장을 새로 선임했다. 5대 은행의 부행장 자리가 총 54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인사가 교체된 셈이다. 

먼저 신한은행은 지난달 임기가 만료된 임원 14명 가운데 7명을 교체하고 새로 승진한 정상혁 상무를 포함해 8명의 부행장을 신규 선임했다. 

디지털 전환을 향한 준비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SBJ은행 부사장 재직 당시 디지털 자회사 SBJ DNX를 설립하고 뱅킹시스템을 일본 현지은행에 수출한 전필환 부행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디지털그룹장으로 올라섰다. 최근 진옥동 행장 직속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데 이어, 디지털그룹장을 교체하면서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으로 관측된다.

다만 신한은행은 코로나 장기화 사태로 국내외 경기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된 만큼 안정도 함께 꾀했다. 리스크·소비자 관리 임원의 연임을 결정한 것이 단적인 예다. 

KB국민은행은 금융플랫폼 기업 도약의 깃발을 들었다. 올해 허인 행장이 가장 강조한 부문은 단연 디지털이다. 그는 금융플랫폼 기업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25개에 달하는 조직을 새로 구축하기도 했다.

허인 행장은 KB금융그룹의 디지털혁신을 총괄하고 있다. 그런 허인 행장을 뒷받침하는 이가 이번에 지주 IT총괄(CITO)을 겸임하게 된 윤진수 부행장이다. 지난해 말 새로 영입한 윤진수 부행장은 삼성전자, 삼성SDS,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에서 빅데이터를 담당한 디지털 분야 전문가다. 

또한 KB국민은행은 삼성전자 출신의 유세근 클라우드플랫폼 본부장을 스카우트해 혁신의 닻을 올렸다. 은행 디지털금융그룹장이던 한동환 부사장은 그룹 디지털플랫폼총괄(CDPO)로 자리를 옮겼다. 한동환 부사장은 모바일 앱 KB스타뱅킹과 리브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대화형 플랫폼 리브똑똑 출시를 주도해왔다. 

하나은행 역시 변화와 안정이 어우러진 방향을 택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새해 영업일 첫날 금융의 변곡점을 돌파하고 디지털과 글로벌 시대를 주도하는 리더가 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새해 인사를 비대면 홀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기존 18개 그룹을 15개로, 19개 본부를 17개로 각각 조정했다. 지역 영업본부들을 통폐합하고 부서 중심이던 업무 체계를 팀(Unit·유닛)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른 임원 자리는 12개가 줄었다.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전담 조직인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만들기도 했다. 새 조직을 이끄는 이인영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장은 김앤장 출신 변호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인공지능이 강한 은행(AI Powered Bank)을 표방해 왔다. 이와 같은 기조는 새해에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7일 고객행동정보를 인공지능(AI)로 분석해 고객별 맞춤형 상품을 추구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행동 기반 개인화 마케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금융 주요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타 은행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5개 사업그룹을 줄여 임원 수를 감축했다. 개인·기관·부동산그룹으로 각각 떨어져 있던 조직을 개인기관그룹으로, 기업·중소기업·외환그룹을 통합해 기업그룹으로 재구축했다. 기존 상무와 부행장보를 거쳐 부행장으로 올라가는 직급 체계의 경우 상무직을 없애고 부행장보와 부행장으로 축소했다. 

농협은행은 보다 발빠르게 움직였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7월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디지털금융부문장(CDO)으로 영입했다. 준법감시인을 제외하면 외부 출신 부행장급 인사가 영입된 것은 설립 이래 처음이다.

임원은 15명 중 6명만 교체됐다. 강대진 농협은행 기업고객부장, 유재도 농협중앙회 신용보증기금 상무, 남재원 농협은행 경북영업본부장, 반채운 농협은행 종합기획부장, 이수경 농협은행 카드회원사업부장, 임동순 농협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이 각각 부행장으로 새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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