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뷰티결산①] 코로나 환란, 화장품 생태계 뿌리째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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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뷰티결산①] 코로나 환란, 화장품 생태계 뿌리째 바꾸다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0.12.3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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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선정, 국내 화장품 업계 10대 이슈
코로나 확산에.. 제조, 유통, 소비심리 대격변
기업 아이덴티티 정립이 브랜드 파워 결정
오프라인 유통가 직격탄, 온라인 채널 급부상
개인위생 제품 인기... 화장품 매출 타격 보완
코로나 확산 장기화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위기감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코로나 확산 장기화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위기감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올해 2월부터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사태는 국내 화장품 업계에 큰 파고를 불러왔다. 국내 화장품 역사상 최악의 위기라고 불릴 정도로 수출은 물론 내수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업계 모두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코로나 확산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일상화 등으로 화장품 제조부터 유통, 제품, 소비심리까지 모든 분야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승전 '코로나'로 귀결되는 2020년 국내 화장품 업계의 주요 이슈들을 10대 뉴스로 선정해 보았다.

코로나 확산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화장품 오프라인 매장들을 찾는 고객들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코로나 확산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화장품 오프라인 매장들을 찾는 고객들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사진=시장경제신문

 

1. 코로나 확산, 화장품 업계 직격탄

2020년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화장품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수출의 원활하지 않자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사업을 접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또한 비공식 수출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왔던 기업들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국가 간 이동 제한 등의 여파로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면세점을 비롯해 명동 등 서울 주요 상권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와 함께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메이크업 화장품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 전체 화장품 구매도 줄어들면서 역대 최악의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들의 화장품 분야 매출이 크게 감소했으며 일부 대기업들은 생활용품 매출이 화장품을 앞서는 기현상도 보였다.

몇몇 중소기업의 경우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으며 관광객들이 모여들던 주요 도시에서 문을 닫는 로드숍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기업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인원을 대폭 감원하면서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장품 재고 부담으로 온라인을 통해 화장품 할인 행사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화장품 가치도 크게 하락하면서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비대면 유통이 대세가 되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코로나 확산으로 비대면 유통이 대세가 되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2. 오프라인 유통 지고, 비대면 유통 뜨고

코로나 확산은 화장품 유통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상화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크게 감소한 반면 비대면 유통인 온라인 유통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이에 따라 국내 로드숍 중심의 화장품 유통들이 앞다퉈 온라인 시장 강화에 나섰으며 헬스&뷰티숍인 올리브영을 비롯해 화장품 원브랜드숍인 미샤, 토니모리 등도 당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좋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올리브영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접어든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1일까지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주문 추이를 살펴본 결과, 지난 3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3월 22일~4월 19일)과 비교해 일평균 주문 상품 수가 101% 급증했다. 이는 일평균 주문 건수 신장률인 76%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주문 1건당 구매하는 상품 개수가 지난 3월보다 늘어난 것이다.

또한 백화점, 면세점,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온라인 시장 강화와 함께 새롭게 떠오르는 선물하기 서비스와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제품 판매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품 기업들의 환경 보호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 및 순환경제를 위한 제품 개발 등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러쉬
화장품 기업들의 환경 보호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 및 순환경제를 위한 제품 개발 등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러쉬

 

3. 화장품에 환경을 더하다

코로나 확산은 화장품 업계에 사회공헌 활동 확대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위기 극복을 위한 기부는 물론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 내는 환경오염에 대한 위험성과 이를 극복하고 보호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졌다.

기업이 갖는 사회적 책임과 아름다움을 만든다는 화장품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세계적인 트렌드에 부합되는 다양한 환경 캠페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결합한 마케팅과 제품 개발까지 전 영역에서 환경 친화적인 산업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국내 화장품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물론, 다수의 화장품들이 플라스틱 용기 퇴출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 노력에 나서고 있으며 미래 세대를 위한 순환 경제에 기여하는 모델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포장재 등급 표기 의무화를 발표하면서 화장품 용기의 친환경 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국내외 화장품 기업들은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화장품 제조 과정이 갖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개선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 상생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업계에 상생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4. 자의로, 타의로... 또 다시 '상생(相生)'

코로나 여파는 어려운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상생 분위기 확산에도 영향을 주었다. 상생에 대한 논의를 원했던 화장품 브랜드숍 점주들의 요청에 따라 국내 대표 기업들이 잇달아 상생 정책을 내놓으면서 주목 받았다.

우선 서경배 회장의 국감 출석을 요청받기도 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에 이어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가맹점주들과 동반성장을 위한 뜻을 모으고 대규모 투자 의지를 공식 발표했다.

LG생활건강 역시 3월 방문판매화장품대리점과 생활용품대리점, 음료대리점 등의 직원 인건비 약 8억 원을 지원한데 이어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 약 500여 개 매장에 월세의 50%를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2019년 6월부터 쇼핑 서비스를 중단한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의 직영 온라인 몰을 가맹점이 매출과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개편해 수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오프라인 로드숍 매출 감소로 화장품 브랜드숍들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 중이다. 사진=미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오프라인 로드숍 매출 감소로 화장품 브랜드숍들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 중이다. 사진=미샤

 

5.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혁신 나선 브랜드숍

코로나 여파로 로드숍 중심의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매출 감소에 따라 자사 제품들만 판매하던 원브랜드숍들이 타 기업의 제품까지 판매하는 편집숍 형태로 변화를 시도하고 홈쇼핑 등 타 유통으로 유통망을 확장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이미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거나 홈쇼핑 제품 론칭, 온라인 선론칭, 카카오선물 하기 등을 통해 유통망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편집숍으로 매장을 새롭게 개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아리따움이 편집숍 형태로 변화를 추진한데 이어 최근 미샤도 편집숍 형태 매장인 미샤플러스를 오픈,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토니모리는 홈쇼핑 진출을 시작으로 유통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최근에는 장품 제조 및 유통, 헬스케어 등 토니모리 역량을 디지털 전환하여 뷰티 및 헬스 플랫폼으로 재도약 할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미 홈쇼핑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바 있는 토니모리는 올해 초 SK플래닛 CIO 출신의 정경희 상무를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으로 영입해 디지털혁신센터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토니모리와 미샤는 올리브영에 이어 당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비대면 유통 환경 대응에 나섰다.

최근에는 라이브커머스 입점을 통해 새로운 유통의 문을 여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네이버의 셀렉티브에는 미샤와 토니모리, 이니스프리를 비롯해 대부분의 브랜드숍이 입점한 상태다.

 

코로나 확산과 함께 위생 브랜드가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사진=랩신
코로나 확산과 함께 위생 브랜드가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사진=랩신

 

6. 위생 브랜드가 뜬다

코로나 확산으로 화장품 업계에 일약 스타 제품으로 떠오른 것은 개인위생 제품들이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시작으로 손세정제, 핸드워시 등의 제품들이 다양한 종류로 출시되면서 하나의 제품군을 형성했다.

실제로 화장품 매출은 크게 감소한 반면 개인위생 제품들의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제품 출시가 계속해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예 위생 전문 브랜드가 생겨났을 정도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애경산업이 2019년 말 론칭한 개인위생 전문 브랜드 ‘랩신(LABCCIN)’이다. 랩신은 개인의 청결한 생활을 위해 생활위생을 연구한다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로 최근 미세먼지와 같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하고, 완벽한 위생관리에 대한 올바른 생활 습관을 만들고자 개인위생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제품 종류도 핸드워시를 시작으로 손소독 겔, 손소독 티슈, 위생 마스크 등으로 다양화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도 2019년 9월 위생습관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휘아(WHIA)’를 론칭했으며 해당 제품은 론칭 5개월 만에 매출 600%의 ‘폭풍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휘아는 사람들의 청결한 일상 생활을 돕고자 기획된 신규 브랜드로, 강력한 살균력을 바탕으로 한 위생용품, 생활용품을 직접 연구개발(R&D)하여 출시하는 방식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실제 휘아의 휴대용 손소독제 ‘손닿기전에’ 클린미스트는 국내 신종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20일까지 한 달 동안 주문이 폭주하며 판매율이 전월 대비 140배 급증하는 추이를 보였다.

최근에는 한류 화장품 대표명사로 꼽히는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운영하는 엘앤피코스메틱이 위생 브랜드 메디펜스(MEDIFENSE), 닥터포스트(Dr.Post)를 선보이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랑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랑콤

 

7.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시대 온다

위생 브랜드와 함께 최근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면서 피부 진정과 재생효과가 뛰어나다는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뜻한다. 신체 내부로 설명하자면 소화에 좋은 유산균을 섭취해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것처럼, 피부 트러블에도 피부 진정과 재생효과가 뛰어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이 들어간 화장품을 사용함으로써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다. 유익한 미생물이 많을수록 외부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이 강화되고 피부 면역력도 좋아진다는 것.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해 토니모리, 닥터자르트 등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들이 잇달아 미생물 균형 유지에 도움을 주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입 화장품의 경우도 랑콤을 시작으로 다수의 기업들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들을 선보였으며, 한국콜마를 중심으로 화장품 전문제조사들도 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어 2021년 관련 화장품 시장의 큰 성장이 예상된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화장품 업계의 4차산업혁명 바람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화장품 업계의 4차산업혁명 바람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8. 화장품 업계에 부는 4차산업혁명

코로나 확산과 별개로 상상이 현실이 되는 4차산업혁명 바람은 올해도 국내 화장품 업계를 한단계 진일보 시켰다. 그동안 상상으로만 했던 진일보한 기술력이 화장품과 결합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를 활용한 고농도 에센스에 크림성분을 프린팅한 제품을 선보이며 3D 화장품 시장 개막을 예고했던 한국콜마는 올해 블러셔에 입체감을 불어 넣은 3D딜라이트(D-light)블러셔를 개발하는 등 관련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번 개발 제품은 3D프린터로 고객이 원하는 모양의 제조틀을 만들고 다양한 입체 디자인을 표현해 기존에 평평하고 균일했던 단조로움을 해소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콜마는 이러한 맞춤형 디자인(Customized Design) 기술을 바탕으로 아트 쿠션, 아트파운데이션, 아트 젤리 쉐도우 등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4월부터 대표 브랜드 아이오페를 통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아이오페 맞춤형 3D 마스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아이오페 랩의 테일러드 프로그램은 내 얼굴 골격에 맞춰 즉석 제조되는 ‘테일러드 3D 마스크’와 개인의 피부 고민에 딱 맞춘 ‘테일러드 세럼’으로 구성됐다.

‘테일러드 3D 마스크’는 최신 3D 기술을 활용해 매장에서 얼굴 골격과 사이즈를 측정한 후 3D 프린터를 이용해 즉석에서 하이드로 겔 마스크를 만들어 제공하는 서비스이며 ‘테일러드 세럼’은 전문 기기로 측정한 고객의 피부 고민에 적합한 성분을 즉석에서 배합해 제공하는 맞춤 세럼이다.

LG생활건강은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업무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시스템인 ‘알 파트장’을 도입하고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소프트웨어 로봇 알 파트장은 사람이 컴퓨터(PC)로 처리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학습해 PC에서 이뤄지는 정형화되고 사람의 판단이 필요하지 않은 업무를 수행한다. 사내에서 빈번하게 작업하는 엑셀 업무와 특정 전산시스템의 조회 및 다운로드, 입력은 물론이고 메일 송·수신이 가능해 최종 결과 자료를 담당 임직원에게 전송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수입 화장품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랑콤은 올해 3월 처음으로 ‘스킨스크린(SKIN SCREEN)’을 도입했다. 스킨스크린은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에 랑콤이 데이터로 축적해온 피부노화 지식과 데이터베이스가 더해져 완성된 기기다.

매장에서 고객의 얼굴 전체를 촬영해 분석하는 피부 진단기기로 일반광, 편광, UV광의 3가지 광선을 통해 표피부터 기저 층의 피부 상태, UV로 인한 피부 손상도까지 총 10가지 피부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대한민국 화장품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전설들이 다시 화장품 업계에 복귀하고 있다. 사진=디폰데, 포슐라
대한민국 화장품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전설들이 다시 화장품 업계에 복귀하고 있다. 사진=디폰데, 포슐라

 

9. 구관이 명관?... 돌아온 올드보이들

국내 화장품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인물들의 복귀도 2020년 핫 이슈였다. 우선 올해 3월 화장품 브랜드숍 더페이샵을 창립하며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전성기를 이끌었던 정운호 대표가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2005년 더페이스샵 매각 후 2010년 또 다른 화장품 브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을 설립하며 부활했던 정운호 대표는 2015년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정운호 대표의 복귀설은 그가 출소한 지난해 말부터 계속해 대두돼 왔으며, 올해 3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복귀가 결정되며 관심을 모았다.

정운호 대표와 함께 브랜드숍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평순 부사장도 오가닉 포에버(ORGANIC FOREVER)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대표 명함을 들고 화장품 업계에 복귀했다. 더페이스샵과 네이처리퍼블릭 창립 멤버인 박평순 대표는 영업의 귀재라는 별명처럼 브랜드 론칭과 함께 파격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AHC 브랜드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를 매각해 3조 원 잭팟을 만들었던 이상록 회장도 최근 화장품 사업에 복귀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상록 회장은 마스크 브랜드 에티카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커트그램으로 워밍업 후 화장품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 화제가 됐으며 최근 홈쇼핑에 다시 진출해 또 한번의 신화에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명동에 화장품과 의류 등을 판매하는 대형 멀티숍 LU42를 오픈한데 이어 사옥이 위치한 도곡동 건물을 리뉴얼해 1층에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로 국내 화장품의 새 역사를 만들었던 서영필 회장의 복귀설도 나오고 있어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내년 하반기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1.롬앤 2.아비브 3.라운드랩 4.라카 5.힌스
1.롬앤 2.아비브 3.라운드랩 4.라카 5.힌스

 

10. 작지만 강한 신성들 ‘주목’

코로나 영향으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차별화된 제품으로 주목 받은 브랜드들도 눈에 띈 한해였다. 젊은 감각과 신선한 패키지 디자인,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주목 받고 있는 롬앤, 아비브, 라카, 라운드랩, 힌스 등이 그런 브랜드 중 하나이다.

우선 롬앤은 배우 채시라의 남편이자 가수 출신의 웨딩 사업가 김태욱 아이패밀리SC 대표가 2016년 론칭한 색조 브랜드로, 론칭과 함께 인기 인플루언서 개코와 함께 협업해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관심을 모았다.

롬앤은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 퍼스널 컬러 진단 플랫폼(아이컬러 App) 등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으며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려왔다. 실제로 롬앤은 최근에는 김태욱 대표의 57회 무역의 날 ‘1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최근 배우 정유미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화제가 되었던 스킨케어 브랜드 아비브(Abib)는 패션기업 비바스튜디오가 별도 법인 포컴퍼니를 통해 2016년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다. 첫번째 달이라는 뜻의 아비브는, 미의 순환과정의 출발점에서 가장 완벽하고 순수한 제품을 완성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코스메틱 브랜드를 컨셉으로 껌딱지팩, 약산성팩 등 마스크팩 라인으로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리브영 인기 브랜드로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에서도 입소문이 나면서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서린컴퍼니가 론칭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라운드랩(ROUND LAB)은 제품명에 프로젝트와 관련된 날짜를 넣고, 제품 패키지에 프로젝트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일러스트를 더해 화제가 된 ‘1025 독도토너’로 주목 받고 있는 브랜드다. 수익금의 일부를 독도 아카데미에 기부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이 브랜드는 울릉도 해양 심층수는 물론 자작나무 수액·해풍 쑥 등 자연 그대로의 깨끗한 원료를 사용해 화장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다양한 커뮤니티와 화장품 관련 품평 사이트 등에서 호평 받으면서 라운드랩의 1025 독도 토너는 올해 처음으로 올리브영 어워즈의 스킨·토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선한 감각과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화제가 된 브랜드들도 있다. 국내 최초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로 2018년 론칭된 라카(LAKA)는 젠더 이분법으로 나뉘던 메이크업 시장을 전체성별의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브랜드 론칭 2년만에 올리브영 700여 개 매장 입점 및 일본 LOFT와 PLAZA STYLE 입점 등을 이뤄 내며 국내 최대 규모의 뷰티 크리에이터 그룹으로 자리 잡은 레페리로부터 15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신제품 ‘와일드 브로우 셰이퍼’가 론칭과 함께 한국, 일본, 대만 3개국에서 완판 기록을 세우며 차세대 브랜드로 주목 받고 있다.

2019년 비바웨이브가 론칭한 힌스(hince) 역시 총 50억 원 규모의 벤처캐피탈(VC) 투자를 유치에 성공하며 화제가 된 브랜드다. 힌스는 론칭 직후부터 차별화된 브랜드 비주얼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화제가 됐으며 시코르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해외 시장에서도 론칭 1년만에 화제의 브랜드로 부상한 사례다.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으며 성수동에 위치한 힌스 플래그십 스토어인 '힌스 아틀리에 성수점'을 비롯해 다양한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외에도 멜릭서, 네이밍코스메틱, 하루하루원더 등 독특한 컨셉과 이색적인 패키지 디자인으로 주목 받는 신성들이 코로나 어려움 속에서도 K-뷰티의 내일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한편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작지만 강한 신생 브랜드들은 독보적인 브랜드 컨셉과 차별화된 마케팅 외에도 대부분이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라는 점, 코스맥스 제조 제품이 많다는 것, 그리고 화해 등 인기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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