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 올해만 9兆 급증... "경영건전성 위협"
상태바
저축은행 대출, 올해만 9兆 급증... "경영건전성 위협"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12.29 1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말 여신 잔액 74조3955억원 육박
한국은행 "손실흡수 능력 떨어져 불안"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저축은행 대출 잔고가 올해에만 9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저축은행의 빠른 대출 증가세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 여신 총잔액은 74조3,9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65조504억원)에 비해 9조3,451억원 불어난 규모다.

월별 1% 미만이던 저축은행 여신 증가율은 올해 2월부터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2.49%를 기록하며 증가세가 눈에 띄게 가팔라졌다. 여신 잔액은 올해 7월 70조원을 돌파한 이후 3개월 만에 74조원을 넘어섰다.

다른 금융업권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연평균 대출 증가율은 저축은행이 16.8%로 가장 높았다. 상호금융은 10.3%, 은행은 7.0%에 그쳤다.

저축은행의 대출이 급증한 배경은 부동산 대란 속 대출금리 하락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가계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68곳 중 금리 연 15% 이상 대출이 취급된 곳은 23곳 뿐이었다.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35곳 중에서는 1곳을 제외한 34곳의 평균금리가 연 20% 아래였다.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를 확대하면서 일어난 풍선효과가 더해져 저축은행을 찾는 발걸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일어난 부동산 대란의 반사이익이 저축은행업계로 돌아간 셈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대출 증가세는 경영건전성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면 저축은행의 빠른 대출 증가세가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저의 요주의 여신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 일부 대형 저축은행이나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손실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점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