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CO2서 플라스틱 원료 뽑는다... 내년 하반기 상용화 목표
상태바
현대오일뱅크, CO2서 플라스틱 원료 뽑는다... 내년 하반기 상용화 목표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12.16 16: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S) 기술 개발
CO2→탄산칼슘, 메탄올 추출 시도
내년 초 파일럿테스트, 하반기 상용화 목표
내년 이산화탄소 212만톤 감축 목표
정부 ‘탄소 제로’ 정책 동참... 친환경+실적개선 시너지 효과 기대
사진=현대오일뱅크
사진=현대오일뱅크

정유업계에 잠시 겨울 볕이 들었다. 코로나 확산과 더불어 급락한 유가가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 낭보에 배럴 당 최고 50달러선까지 올라서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올해 3월 이후 최고치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나프타(NCC) 수요가 증가하고 관련 제품 가격이 상승했다. 코로나로 생산 라인 가동이 멈춘 올레핀 수요도 세계 경제 회복 추세에 맞춰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시작되면 다시 추운 겨울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존재한다. 경쟁이 심화되면 글로벌 시장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기업마다 설비 확대에 나서고 있는 올레핀의 경우 특히 가격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 정유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2, 3분기 적자를 면했다. 올해 3분기 현대오일뱅크의 매출은 3조3277억원, 영업이익은 35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 37%, 77% 하락한 실적이지만, 끝 모를 불황 속에서 흑자를 기록한 유일한 정유사라는 점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실적 반등을 위해 가솔린 공장 가동률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기도 했다.

급한 불을 끈 현대오일뱅크가 전략적으로 제시한 새로운 키워드는 '저탄소'이다. 이 회사는 이상화탄소를 분해해 메탄올을 생산하는 첨단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산화탄소→탄산칼슘·메탄올 생산
주목받는 포집활용(CCUS) 기술

현대오일뱅크는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탄산칼슘과 메탄올을 생산하는 전환 기술을 개발 중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사업단과 손을 잡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의 실질적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는 지난달 23일 '미세먼지·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발표하면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시점을 2035년 혹은 2040년으로 제시했다. 현대차도 이달 10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내연기관 신차 판매 중단' 시기를 언급했다. 현대차는 "2040년부터 미국 유럽 증국 등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내연기관 신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내연기관 판매 중단' 정책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목표로 한다. 이산화탄소를 다른 유용한 물질로 변환하는 포집활용(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 Storage) 기술도 목표가 같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 메탄올로 전환하는 CCUS 기술에 주목했다. 탄산칼슘은 시멘트와 같은 건설자재와 종이, 플라스틱, 유리 등의 원료로 널리 사용된다. 메탄올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와 플라스틱, 합성고무 등의 제조에 쓰인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초 파일럿 테스트 진행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용화 예정 시기는 내년 하반기이다. 
 

CCUS 기술 상용화, 내년 하반기 목표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업들은 공장 가동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 국가로부터 '배출권'을 할당받는다. 무상할당량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한국거래소를 통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매년 원유 정제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탄소배출권 무상할당량' 규모는 국내 정유사들 중 가운데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배출한 온실가스량은 약 679만톤이다. 8년 전인 2011년과 비교했을때, 75.7% 늘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공장 증설 등의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비 증설과 함께 수소 제조 공정과 촉매 재생 공정 등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배출권의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로 새로 분류된 것 역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로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4배 급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해, 내년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12만톤 줄일 계획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이는 30년된 소나무를 1480여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상용화가 완료되는 2030년부터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이를 상용화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초 파일럿 테스트에 이어 목표대로 하반기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메리트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