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주택亂... 11월 가계대출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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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울리는 주택亂... 11월 가계대출 '역대 최대'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12.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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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전월比 13조6444억원 증가
주택·생활자금 수요 지속... 서민은 곡소리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시장경제DB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시장경제DB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주택대란이 본격화하면서 은행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1,382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6,444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 무려 7조원이 불어났다. 직전 최고치인 지난 8월 11조7,000억원보다도 2조원 정도 많다.

먼저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 부문이 전월 대비 7조4,000억원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기타대출 부문 증가액 역시 속보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한국은행은 주택·생활자금 관련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말 시행된 신용대출 규제에 앞서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세하면서 증가 폭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했다. 

주택담보대출도 6조2,000억원으로 9월(6조7,000억원)과 10월(6조8,000억원)에 이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증가 폭이 다소 주춤했지만 기존에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과 주택 매매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진 영향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만8,000호로 10월 5만1,000호에 비해 1만7,000호 증가했다. 은행 전세자금대출은 2조3,000억원 확대됐다. 

그야말로 주택대란이다. 현재 서민들은 전세난(亂)에서 옮겨 붙은 월세난(亂)으로 인해 상당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월 대비 1.06%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월간 상승률로 역대 최고치다. 아파트 월세지수가 1% 이상 급등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2016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9월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를 얻지 못한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월세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각종 부양책에도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기업대출 잔액(982조원)도 전월 대비 6조7,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3,000억원 감소했지만 중소기업대출이 7조원이나 늘어났다.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의 대출 수요에 은행·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주로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역대 11월 증가액 기준으로 속보 작성 이후 가장 증가 폭이 컸다.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자 한국은행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윤옥자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연말연초에 상여금이 지급되고 강화된 신용대출 규제가 시행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12월 가계대출 증가세는 축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생활자금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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