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결산④] 매년 죽쑨 '코세페', 코로나 보복소비로 반짝 흥행
상태바
[유통결산④] 매년 죽쑨 '코세페', 코로나 보복소비로 반짝 흥행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12.08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코리아 세일 페스타' 분석
제조사 참여율 저조... 할인율 등 기대 못미쳐 외면
올해 역대 최대 규모 참가... 이른 추위도 흥행 도와

매년 저조한 실적으로 빈축을 샀던 '코리아 세일 페스타(이하 코세페)'가 올해 코로나 보복 소비와 맞물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여전히 제조사 참여 숙제는 풀지 못했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매년 참여기업·할인율 적어 빈축산 코세페

사진= 롯데쇼핑
사진= 롯데쇼핑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하며 시작된 코세페는 올해로 8년째를 맞았다. 야심차게 시작한 코세페지만 매년 참여 기업, 할인율 저조 등의 지적을 받는 등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채로 행사만 진행됐다.

이번 문재인 정권에 들어서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됐다.  2018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산업부가 코세페 행사를 위해 책정한 예산은 총 34억5000만 원으로, 2017년 51억 원의 67% 수준에 불과했다. 이 중 전야제 행사 초청 연예인 출연료를 포함한 기획 및 홍보 예산만 21억5000만 원으로 전체 예산의 62%를 차지했다. 홍보를 제외한 순수 행정 예산은 13억 원 뿐이었다. 행사 기간도 짧아졌다. 2017년에는 34일 간 열렸지만, 2018년은 단 10일간 열렸다.

참여기업도 대폭 줄었다. 2018년 코세페 참여 기업수는 총 231개사(유통 96개, 제조 84개, 서비스 51개)로 전년도인 2017년 446개사(유통 192개, 제조115개, 서비스 139개)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이듬해인 2019년 코세페는 공정위에서 '할인 부담 특약지침'을 개정해 백화점이 보이콧을 선언하며 시작부터 비꺽거렸다. '할인 부담 특약지침'은 가격 할인행사에서 백화점과 아울렛 등 대규모 유통업체가 최소 50%이상 부담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공정위가 한 발 물러서며 보이콧을 철회했지만 할인 수준은 예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불황으로 주요 업체들은 할인 대신 경품이나 사은품 이벤트를 늘리는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 보복소비·이른 추위 덕 본 2020 코세페

올해 코세페는 코로나로 오랜시간 갇혀있던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와 이른 추위로 아우터 수요가 늘어나며 예년보다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코세페는 첫 주 주말 고객이 몰리며 순항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매출은 전년대비 6%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해외 명품(40%), 생활가전(30%), 남성·스포츠 의류(16%) 순으로 늘었다. 교외형 아웃렛 6개 점포의 매출도 19% 뛰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10.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아웃도어(46.8%), 골프웨어(41.5%), 리빙(29.2%), 명품(20.1%) 순으로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추워진 날씨 영향으로 아웃도어와 골프웨어 상품 등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코세페 첫 주인 지난달 1~7일까지 중간 집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 카드사 매출이 17조 원 규모로 전년동기 8.4% 증가했다.

이른 추위에 패션 부문 성장도 눈에 띄었다. 올해 10월 30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334개 브랜드가 참여한 패션업계 할인행사 '코리아패션마켓 시즌 2'의 오프라인 매출은 올 상반기 '시즌 1' 때보다 2.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별로 보면 지난달 1~8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주요 3사의 오프라인 매출이 9.3% 증가한 총 5194억 원 규모로 잠정 집계됐다. 1~5일 백화점 3사의 오프라인 매출도 11.0% 증가한 4138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오프라인 매출 증감율이 플러스를 나타낸 것은 10개월 만이다. 무신사,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쇼핑 8개사 매출도 26.6% 늘어난 1조7200억 원에 달했다.

올해 참여 기업도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한 1300여 개 업체가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첫 주말 백화점·마트들의 매출은 전년대비 20%이상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체 기간 동안 현대백화점은 16%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신세계백화점 12.8%, 롯데백화점 11%로 상승했다. 대형마트도 이 기간동안 매출 상승을 이뤘다. 이마트 11.1%, 롯데마트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세페는 코로나 보복소비 영향이 컸다"며 "제조사 참여 숙제는 풀지 못해 여전히 한계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가 아니면 예년가 큰 차이가 없다. 매년 지적돼온 할인율이 일반 세일과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