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코로나 빚 250兆... 상인들 "빚갚다 죽게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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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코로나 빚 250兆... 상인들 "빚갚다 죽게 생겨"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12.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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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금융지원 250조 돌파... 부실 우려
11월 中企 대출, 전월比 3조7914억 증가
내년 3월 만기 연장 종료가 무서운 은행들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코로나 장기화 여파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더딘 경기회복세에 빚으로 버티고 있는 한계기업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피해 금융지원 규모가 250조원을 넘어서면서 원금 상환 유예기간이 끝난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11월 기업대출은 579조7,758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4,83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증가세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96조5,188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7,914억원 늘어났다. 

올해 중소기업 대출은 2월, 6월, 7월을 제외하고 매월 일정 규모 이상 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4월에는 전월 대비 8조4,379억원 급증하며 올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후 6월 2조9,389억원, 7월 3조2,099억원으로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10월 6조2,733억원까지 증가폭이 다시 확대됐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대출 잔액은 83조2,57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84억원 감소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의 경우 지난 8월부터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상반기만 해도 상당수 대기업은 코로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에서 막대한 대출자금을 끌어썼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사업전략과 자금운용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면서 추가 대출 리스크를 헷지했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이 떨어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널뛰기처럼 늘었다 줄었다 반복되는 코로나 영향으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은행에 더욱 몸을 기대게 됐다는 분석이다.

서울 중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주변을 보면 작년 연말에는 그럭저럭 예약 손님도 많았는데 올해는 아예 가게 문을 닫은 곳도 많아 이러다가 다 죽겠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어 "장사가 안되니까 (생계를 위해) 은행 대출을 받았는데 내년엔 아들 대학 등록금 때문에 목돈이 또 필요할 것 같아 생각이 복잡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집행한 금융지원 규모도 250조9,000억원에 달한다.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규모만 200조원 수준이다. 신규 대출이 88조1000억원, 만기 연장이 110조2,000억원이다. 보증 지원도 52조7,000억원에 이른다. 

지원이라고 해도 사실 대출은 언제가 반드시 갚아야 할 채무다. 문제는 정부의 방역 실패로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까지였던 만기 연장 조치가 내년 3월로 추가 연장된 이후 시중은행들의 표정은 심각할 정도로 어두워졌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70조원 이상 만기를 연장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소상공인 대출이 추후 은행권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부작용 없이 대출 자금을 상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은행에 모두 부담을 돌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요즘처럼 힘든 상황 속에서 얼마나 부실이 깊은지 예측조차 쉽지 않은데 자칫 정부의 무리한 정책으로 인해 경제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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