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주택 패닉바잉 '영끌' 아닌 '능력'... 대출 규제 불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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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주택 패닉바잉 '영끌' 아닌 '능력'... 대출 규제 불합리"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2.0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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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연구원, 3일 분석보고서 공개
"연체율·LTV 양호...공황구매 아니다"
"상환능력有·실거주 수요자에 길 열어줘야"
은행권 "과도한 규제로 우량 고객 피해"
규제 직전 '마통' 급증..."잠재적 부실여신"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부동산 시장에서 30~40대의 대출이 과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이 아닌 양호한 재무건전성에 바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상환 능력이 있는 실거주 수요자까지 대출을 규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3일 신용평가기관 '코리아크레딧뷰로'와 함께 "최근 30·40대의 아파트 매수세는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연체율 등을 기반으로 볼 때, 능력에 기반한 매수에 가깝다"는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을 구매할 때 30~40대는 주택담보대출 이외에 신용대출 등을 활용하는 이들이 다른 연령대보다 1.3%p~3.1%p 높았지만 이는 부실 대출이기보다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를 제한했던 2017년 6·19 대책으로 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30~40대의 주택가격비율(PIR)의 경우 서울 평균 PIR보다 낮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평균 PIR은 14% 수준이지만 30~40대의 PIR은 이보다 낮은 12%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30~40대의 주택 구매가 공황 구매(panic buying)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공황구매는 가격 상승과 물량 소진 등에 대한 불안 등으로 가격과 상관없이 생필품이나 주식,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행태를 말한다. 

은행권 연체율 역시 코로나 불황에도 0.4% 미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비은행권 대출 역시 2016~2017년 대비 연체율이 높아졌지만 2010년 이후 장기평균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건설산업연구원은 30대의 임대업 종사율이 낮음을 근거로 이들의 주택구매가 임대를 위한 가수요(假需要)가 아닐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20대와 30대는 40대 이상과 대비해 다주택자 비율이 10%p 이상 낮았다. 40대 역시 대출을 활용한 그룹에서 50세 이상과 대비해 다주택자 비율이 낮았다.

연구소 측은 "현재 30대는 부동산임대업 종사 비율이 전 연령에서 가장 낮고 수익률도 낮다는 점에서 주택을 투자목적으로 구입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는 다주택자가 주택 매수세에 뛰어들어 주택 가격이 올랐다는 현 정부의 기조와 배치된 해석이다.

보고서는 "당분간 실거주 및 주거 공간 상향을 위한 수요가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면서 "이들의 수요에 적합한 수급 방안과 제도 개선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와 같은 무리한 대출규제보다는 실거주 수요에 대해서는 내 집 장만의 길을 터줘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은 후 1년 내에 규제 지역에서 집을 사면 대출을 회수하는 내용의 강화된 규제안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당장 용처가 없어도 규제 시행 전에 일단 빌리고 보자는 심리로 신규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급증했다. 업계 안팎에서 향후 은행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1월 23일까지 늘어난 신용대출 규모는 약 3조원에 달한다. 16영업일 기준으로는 10월(2조7,000억원) 대비 약 10%가 증가했다. 금융권은 11월 20~26일(5영업일) 동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 통장 수는 3만827개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6,000개가 개설된 것으로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 발표 직전인 11월 12일(1,931개)의 세 배에 달한다. 

3일 은행 관계자는 "현재 저금리가 계속된다고 가정할때 전반적인 가계 건전성에 큰 문제는 없다"면서 "충분한 상환능력이 있음에도 정부 규제로 불이익을 보는 고객들을 종종 보게 된다"고 현장상황을 전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여신 등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마이너스 통장 1억원을 열어두면 1억원 만큼의 대출을 내준 것과 동일하게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면서 "많은 이들이 무계획적으로 '마통'을 개설한 것은 잠재적 부실여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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