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처리 90% 할인에 기부까지... 화장품업계 재고 처리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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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처리 90% 할인에 기부까지... 화장품업계 재고 처리 '골머리'
  • 홍성인 기자
  • 승인 2020.12.0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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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영향, 판매 부진 브랜드사 제품들 쏟아져
유통기한 임박 제품들 90%대 할인 판매하기도
마스크, 손소독제 등도 공급량 과다로 판매 부진
오프라인 판매 중심 브랜드사 상황 더 안 좋아

화장품업계가 코로나 영향으로 제 시기에 판매하지 못한 제품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오프라인 중심 판매망을 가진 브랜드사들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장품 기업들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들을 처리하기 위해 할인행사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행사에 내놓는 제품들은 50% 할인은 기본이고, 일부는 90%라는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한다.

화장품의 유통기한은 평균적으로 2년. 할인행사에 내놓는 제품들은 보통 2~3개월 정도의 유통기한을 남겨둔 것들이 나온다.

이러한 할인은 화장품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 AHC, 그 외 중소 브랜드 등이 할인행사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폐기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심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 브랜드사의 재고품 할인행사에 대한 안내문. 사진=브랜드사 제공
한 브랜드사의 재고품 할인행사에 대한 안내문. 사진=브랜드사 제공

하지만 재고를 판매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기한이 아직 한참 남은 제품들과의 혼선을 고려해 오프라인이나 이커머스 판매는 피하고 있다. 주로 자사몰을 통해 판매하고, 이를 위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유통기한이 6개월 정도만 남아도 판매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나마 이커머스 시간 이벤트 행사 등에 배정되면 제품 소진에 도움이 돼 해당 채널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자사몰을 가진 기업들은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자사몰도 없이 오프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제품들은 최근 매장에서 반품되는 제품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기업들은 재고품들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화장품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사업에 참여했던 마스크, 손소독제 등의 기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코로나 사태 발생 후 화장품 기업들이 수요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대거 진입했던 품목이다. 다만, 너무 많은 기업들이 사업에 뛰어들다보니 공급량 과다로 화장품 기업의 주요 재고품으로 남았다.

화장품 유통업을 하는 A(46) 대표는 “해외 수출을 주력하는 기업보다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들의 재고품이 더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가 지속될 경우 향후 화장품 재고품은 더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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