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능력 없는 '안종범 수첩'은 왜... 檢, 이재용 '공소장 읽기' 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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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능력 없는 '안종범 수첩'은 왜... 檢, 이재용 '공소장 읽기' 재탕
  • 유경표,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12.02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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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파기심 7차 공판 분석
대법원 배척한 '안종범 수첩' 인용 무리수
법령근거 없는 전문심리기일에 신문 요구
무논리로 공소장만 낭독... 파기 전 1심 연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박영수 특검이 이 사건 파기 전 1심에서 진위 여부가 이미 밝혀진 주장을 반복하면서 재판이 늘어지고 있다. 특검은 파기 전 1심과 거의 동일한 주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재판부에 '추가 기일 지정'을 계속 요구해 재판지연이 현실화되고 있다.

30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송영승·강상욱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파기환송심 7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지난 기일 특검이 요청했던 증거조사 절차가 진행됐다. 

특검은 대법원이 배척한 ‘안종범 수첩’ 등을 거론하며 이 부회장이 대통령에게 적극적·능동적으로 뇌물공여를 했다는 주장을 다시 들고 나왔다. 특검은 삼성의 준법감시제도를 평가할 '전문심리위원 의견진술기일'에, 이 부회장을 상대로 피고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억지에 가까운 주장을 거듭했다.

형사소송법상 전문심리위원은 공판준비 및 공판기일 등 소송절차에 참여할 수 있으며, 특정 사안에 대한 설명 내지 의견을 담은 서면을 제출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기일에 직접 출석해 사안을 설명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수도 있다. 전문심리위원의 설명이나 의견 진술과정에 검사가 피고인신문을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은 없다(위 법 279조의2 1~4항).

전문심리위원이 재판정에 출석해 설명 내지 의견을 진술하는 경우 질문권은 전문심리위원에게 있다. 이 경우 심리위원은 재판장 허가를 받아 피고인, 변호인, 증인, 감정인 등에게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질문할 수 있다. 

'재판부는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구술 혹은 서면에 의한 의견진술의 기회을 부여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검사의 피고인신문까지 허용되는 것으로 동 조항을 확장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같은 조 4항).
 

특검, 대법 전원합의체도 배척한 '안종범 수첩' 인용  

특검은 ‘최순실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다분히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이 부회장 경영승계를 목적으로 한 계획 중 하나였고, 여기에 대통령과의 대가관계를 인정할 만한 정황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의 단독면담에서 승계작업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는 특검 주장은 추단 및 예단의 수준을 넘지 못했다. 특검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안종범 수첩’을 꺼내 드는 무리수를 뒀다.  

지난해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최순실 사건 판결에서 “안종범 업무수첩이 증거능력이 있다는 검찰과 특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에서 정하는 증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만큼, 간접증거로도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시 등장한 '공소장 읽기'... 3년 전 모습 재현한 특검 

이날 특검은 3년 전 끝난 파기 전 1심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공소장 읽기’로 일관했다. 그러면서 “양형사유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공판기일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추가 기일을 요청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파기 전) 1심과 2심에서 이미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진행했다”며 “양형심리만 남은 상황에서 굳이 피고인신문을 하자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지난 1심과 2심에서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호언장담했던 특검이 재차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요청하고 나선 것은 수사 및 공소가 부실하게 이뤄졌음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재판부는 7일 전문심리위원단의 의견과 양측의 석명준비명령에 대한 답변을 듣기로 했다. 결심공판은 잠정적으로 21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유경표, 최유진 기자
유경표,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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