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인터넷 시대로 스타트업 '우후죽순', 북한 인터넷 사용률 여전히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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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인터넷 시대로 스타트업 '우후죽순', 북한 인터넷 사용률 여전히 0%
  • 방성주 기자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6.0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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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수도 아바나(Havana)에서 연설하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진=The Whitehouse

[방성주의 글로벌 성공시대] 북한만큼이나 독재국가로 알려진 ‘쿠바’에서 인터넷 연결이 확대되자 스타트업을 시도하는 소상공인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쿠바의 모습은 북한과의 통일을 준비하는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올해 쿠바 국민의 인터넷 사용률이 5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N 산하 국제통신연맹(ITU)은 쿠바 인터넷 사용률이 2000년 0.5%에서 2015년 37%로 증가했고, 증가율은 2012년 이후 연평균 8%로 급격히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쿠바 정권이 인터넷 환경을 개선한 배경에는 디아즈 카넬(Diaz-Canel) 부통령의 개방 정책과 오바마 정부 시기 개선된 미국-쿠바 외교관계에 있다. 쿠바 정부는 최근 인터넷 접근성 개선 사업을 실시했고, 미국 통신업체가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이 결과 쿠바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소상공인들이 죽순같이 생겨났다. 곤잘레스(33) 씨는 인터넷을 이용해 쿠바에서 자라는 특별한 꽃으로 만든 부케를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쿠바에서도 소규모 벤처 온라인 쇼핑몰이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쿠바의 인터넷 접속은 자국민 뿐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삼는 사업자들 미소 짓게 했다. 인터넷 사용자 수가 늘자 작년 말 에어비엔비(AirBnb), 구글(Google)과 같은 기업이 수도 아바나(Havana)에 서버를 설치했다. BBC는 이러한 투자가 쿠바 기업인들을 자극한다고 평가했다. 

물론 가야 할 길은 멀다. 공공장소에서 무선인터넷(Wi-Fi)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일반인에게는 부담이 있다. 노동자 월평균 임금이 20달러에 불과하지만 와이파이 한 시간에 2달러가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니다. 정부 통제로 접근이 제한되는 페이지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조그마한 균열이 댐을 무너뜨리듯 작은 변화가 더 큰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래리 프레스(Larry Press) 교수는 “카스트로의 후임자 디아즈 카넬이 더욱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몇몇 변화는 카스트로의 은퇴와 함께 쿠바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의회도 프레스 교수와 같은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미 상하원 의원은 지난 2월 위원회를 구성해 쿠바에 통신설비 설치 지원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위원회가 주목한 것은 쿠바에서의 통신망의 확대가 쿠바 경제를 활성화시키며 부수적인 변화를 수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같은 쿠바의 모습은 통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에 시사점을 준다. 국제통신연합(ITU)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북한의 인터넷 사용률이 0%라고 발표했다. 더욱이 2012년 이후는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자는 89.9%에 달했다. 

각계 전문가들도 0%와 89.9%의 '통일'은 국민적 통합의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오랜 분단으로 사회-문화적 이질성을 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바 사례는 남북한이 대화를 통한 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전에 북한 주민들끼리 먼저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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