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베트남 공략 숨은 공신 '배민 다니엘체'... 국제 서체 대회 수상
상태바
배달의민족, 베트남 공략 숨은 공신 '배민 다니엘체'... 국제 서체 대회 수상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11.30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ype Champions Award 2020' 수상자 선정
베트남어 알파벳과 성조 독창적으로 재해석
서체 활용 마케팅으로 현지인 정서 공유... 브랜드 친근감 높여
'배민 다니엘체'로 제작된 베트남 호치민 시내의 배민 광고판.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민 다니엘체'로 제작된 베트남 호치민 시내의 배민 광고판.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5월 베트남시장에 진출하며 선보인 '서체'가 국제 대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30일 '배민 다니엘체'가 'Type Champions Award 2020'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배민 다니엘체'는 배달의민족 베트남 법인이 현지 디자인 스튜디오 '라이스'와 개발한 서체다.

'Type Champions Award 2020'는 글로벌 폰트 기업 '모노타입'이 주최하는 유명 대회다. 올해 대회에서는 배달의민족 베트남 법인 외에 IBM, MOMA, Adidas 등 유명 브랜드 10곳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다니엘체' 개발은 배달의민족 베트남 공략 시발점이었다. 배달의민족은 국내에서 2012년 자체 개발한 '한나체'로 특유의 B급 정서 가득한 브랜드 정체성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베트남 진출을 시도했다.

서체를 활용한 독특한 배민만의 마케팅은 베트남에서도 이어졌다. 회사는 라이더 유니폼과 굿즈, 광고 등에 서체를 활용한 재미있는 카피를 선보였다. 현지인들이 낯선 'BAEMIN' 브랜드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독특한 서체를 마케팅에 활용한 것.

사진=우아한형제들
사진=우아한형제들

베트남인이 많이 사용하는 '3단 도시락통'을 활용한 광고만 봐도 현지 문화와 언어,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담긴 배민만의 정서가 드러난다. 세 개의 통에는 각각 'Ăn', 'Cơm', 'Chưa'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이 통은 쌓는 순서에 따라 각각 다른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Ăn, cơm, chưa'로 배치하면 '밥 먹었어?', 'Chưa ăn cơm'은 '밥 안 먹었어', 'Cơm chưa ăn'은 '아직 안 먹었어'라는 뜻이 된다.

독특한 서체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와 관련 회사 측은 "현지인들이 '배민'이라는 낯선 브랜드를 친근하게 느끼도록 만드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베트남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나오는 가방 이름을 에코백에 새겨 넣는 등 현지인들의 정서를 고려한 맞춤형 마케팅을 펼쳤다. '금은보화를 부르는 가방'이란 이름이 붙은 배민의 에코백은 현지 인플루언서가 SNS를 통해 소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엄마에게 맡기지마', '언제 결혼할 거냐고 묻지마' 등의 문구가 적힌 세뱃돈 봉투도 출시 하루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에서도 '서체 마케팅'을 적극 활용했다. 그 과정에서 회사는 '을지로체'를 비롯 모두 9개의 서체를 개발했다. 회사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의 도시와 문화를 주제로 추가 서체를 개발할 예정이다.

대회를 주최한 모노타입은 "'배민 다니엘체'는 디자인이 까다로운 베트남어의 알파벳과 성조를 독창적인 방법으로 재해석해, 언어의 아름다움을 브랜드에 녹여냈다"고 평가했다.

인기완 우아한형제들 해외사업부문장은 "베트남이라는 낯선 시장에서 'BAEMIN'이라는 생소한 스마트폰 앱을 현지인들이 친근하게 사용하기까지 '배민 다니엘체'를 기반으로 한 브랜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수상은 국내에서 배민이 개척해 온 특유의 마케팅 기법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