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임대료 수입 압도적 1위... 명동 신사옥이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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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임대료 수입 압도적 1위... 명동 신사옥이 '효자'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1.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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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證, 연간 200억대 수입... 부동 1위
여의도 '알짜' 교보증권도 100억대 수입
본사 매각 증가... "유지비도 만만치 않아"
전문가들 "2000년 이후 빌딩 소유 고집 않는 추세"
여의도 증권가. 사진=시장경제신문DB
여의도 증권가. 사진=시장경제신문DB

대신증권이 주요 증권사들 가운데 임대료 수입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등도 자사 보유 건물을 통해 매년 100억 원 안팎의 임대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90년대까지 기업들이 자사 보유 빌딩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해왔으나 2000년대 이후 점차 부동산 보유세와 관리비를 절감하는 실용적인 선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대신증권의 임대료 수입은 163억원으로 2위 신한금융투자의 78억원을 두 배 이상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교보증권(71억 원, 4위)과 한국투자증권(21억원, 10위)이 본사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대신증권 임대료 수입은 2016년 12월에 입주한 명동 신사옥 '대신파이낸스센터'가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7층부터 지상 26층 가운데 대신증권과 계열사들이 17~26층까지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주고 있다. 지하에는 식당가 '디스트릭트 엠'도 입점해있다.

3분기 입대료 수입 외에도 대신증권은 영업이익 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7%가 증가하면서 경사가 겹쳤다.

교보증권은 여의도역과 연결된 핵심 역세권으로 1999년 SK그룹으로부터 377억원을 주고 매입한 것으로 지하 3층, 지상 19층 규모다. 여의도 증권가 최고의 입지조건으로 2009년 자산재평가 당시 1,464억원에 달했다.

자료=DART전자공시,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DART전자공시, 그래프=시장경제신문

한국투자증권의 본사사옥은 교보증권 맞은편에 위치했으며 1993년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로 지어졌다. 건축 당시 호텔로 설계했다가 인근 주민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오피스 빌딩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본사는 대지면적에 비해 사무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밸류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등이 전경련회관과 신한금융투자타워 등으로 이주하고 현재 사옥에는 한국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만 남아 있다.

신한금융투자 사옥은 과거 쌍용투자증권 시절 계열사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지어졌으며 지하 7층, 지상 30층 규모다. 

증권사들의 임대료 수입은 점차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2014년과 비교해 수입이 늘어난 증권사는 대신증권(77억원) 뿐이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사옥을 매각해 그 자본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실용적인 선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2018년 6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사옥을 매각하고 신축빌딩인 한국교직원공제회 더케이타워에 10년 임차로 들어갔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사옥을 팔고 내년 상반기에 파크원오피스빌딩에 임대로 사무실을 이전할 예정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본사 사옥은 매각했지만 지방의 각 지점이 건물을 소유해 임대료 수입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매각 이유는 다양하다. △빌딩 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금 회수 △유휴 부지 매각 등 자산 재분배 △유동성 부족이나 불투명한 경영 환경에 대비한 현금 확보 등이다. 앞으로 그 부담이 가중될 것이 예상되는 부동산 종부세, 각종 유지관리 비용 절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20일 금융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까지 은행과 증권사는 빌딩을 구입하거나 신축해서 지점을 오픈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빌딩을 소유하는 것은 기업의 사세를 보여주는 의미로 일종의 자존심과 비슷했다"고 회고했다.

은행 관계자 역시 "2000년대 들어오면서 우체국과 마찬가지로 은행들도 본사 소유 건물을 매각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굳이 본사소유 건물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실용적인 발상의 전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임대료 수입에 비해 관리비 지출이 만만치 않다. 주기적으로 시설정비에 따른 비용이 들어가고, 보유세 등 각종 세금과 청소 용역업체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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