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 7인 경합... '관피아' 논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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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은행연합회장 7인 경합... '관피아' 논란 이어질까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11.2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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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4인·관료 2인·정치 1인... 7명 압축
23일 마지막 회의서 최종 후보자 선출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사진=은행연합회 제공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사진=은행연합회 제공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가 7명으로 압축됐다. 

관피아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민간 출신 인사들이 4명이나 명단에 포함됐다. 관료 출신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초반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관피아는 관료와 마피아를 합친 합성어다.

후보 7명의 중량감과 전문성을 두고 내부에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종 후보는 오는 23일 회의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숏리스트 작성 없이 최종 후보를 한 명만 올리는 것이 은행연합회의 관례다.

10개 시중은행장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으로 구성된 은행연합회 이사진은 1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두 번째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회의를 열고 7명의 롱리스트를 확정했다.

리스트에는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포함됐다. 관료 출신인 김광수 회장과 이정환 사장, 정치인 출신인 민병두 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민간 후보다.

앞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언급됐지만 자리에 뜻이 없다고 고사한데다, 최근 주요 금융협회장에 관료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선임되면서 불거진 관피아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관피아는 주인이 불명확한 금융사 입장에선 거부할 수 없는 독배와 같다.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방패막이가 될 만한 수장을 찾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처사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이익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 문재인 정권 낙하산들의 로비 속에서 터져버린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민병두 전 의원은 정피아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피아는 정치인과 마피아의 합성어다. 국회 정무위원장 시절 사모펀드 사태가 터졌다는 점, 금융사 종사 이력이 전무하다는 점은 민병두 전 의원의 약점으로 꼽힌다.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은 지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민병덕 전 행장은 은행연합회와 지금도 인연을 맺고 있다.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금융산업공익재단의 경우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가 손을 잡고 설립했다. 신상훈 전 사장은 금융권 경험이 풍부하고 학맥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모두 대학 후배다.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은 30여년간 은행업에 몸담은 경영 전문가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외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KB금융 회장 최종 후보군에 포함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은 2017년 12월 행장으로 선임돼 올해 초까지 농협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 2012년 농협금융지주 출범 이래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장 교체 이후 취임 3개월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농협중앙회는 회장이 바뀌면 주요 계열사 대표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곤 한다.

은행연합회 이사진은 다음주 23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자를 선출할 계획이다. 단수 후보자가 결정되면 22개 은행연합회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회장이 결정된다. 현 김태영 회장의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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