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대학서 '진짜 장사'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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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대학서 '진짜 장사' 배웠어요”
  • 서진기 기자
  • 승인 2016.12.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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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시장 '무진분식' 조용진 사장] 서울 은평구 대림시장에서 분식집을 경영하고 있는 조용진 사장 (54) 은 요즘 장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크리스마스 대목기간 매상이 급증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 터득한 고객 유치 비법을 장사에 접목한 결과 지난 4월부터 가계 매상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여름, 사상 유례없는 폭염으로 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반토막 났을때도 조사장의 가계는 예외였다. 연일 문전성시였다. 조 사장은 “때약볕에 외출인구가 급격히 줄었는데도 매출은 15%나 늘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30년 전통의 무림분식은 한때 적자 때문에 폐업위기도 여러 차례 맞았다.

그런 와중에 그가 찾은 탈출구가 ‘상인대학’ 이었다.

"30년 동안 장사를 했는데 상인대학에서 뭘 배울게 있나 싶었어요. 교육을 받으러 가는 것보다 김밥 한 줄 더 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하하)" 

조 사장은 상인대학에서 30년간 몰랐던 진정한 '장사 비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물건 진열부터 손님 응대방법 등 그날 수업 내용을 장사에 바로 활용했다.

우선 원산지 표시부터 시작했다. 30년 만에 김치와 쌀 등 식재료에 ‘국내산’ 표기를 넣었다. 김밥재료를 보관하는 용기도 투명한 것으로 교체했다.

떡볶이와 김밥을 만들던 조리대도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변했다. 보이는 부분부터 안 보이는 부분까지 청결에 힘썼다. 손님들에게 음식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친절'을 더했다. "예전에 장사가 바쁠 때는 일일이 손님들을 챙길 여유가 없었죠. 이제는 손님들 한 분 한 분께 웃으면서 주문을 받아요. 내가 먼저 웃으니 손님들도 웃게 되고, 덩달아 장사도 잘 되더라구요."

몇 달 만에 단골손님도 늘었다. 시장에 장보러온 손님들부터 근처 직장인들까지 무진분식을 찾는다. 인근 회사에 입소문을 타면서 점심시간에는 눈코뜰새 없이 바빠졌다.

"한번 온 손님들은 꼭 기억하려고 해요. 다시오면 더 친근하게 인사도 나누고 덤도 얹어주고 하니 자연스럽게 단골이 늘었어요."

이는 고스란히 매출로 이어졌다. 올 초 무진분식의 하루 매출은 10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상인대학에 입학한 4월부터 15% 이상 뛰었다. 하루 15만원 정도 매출이 오른 셈이다.

전통시장 침체와 궂은 장마기간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다. 놀라운 것은 날마다 매출이 오르고 있는 점이다.

조 사장은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매출이 오르고 있어요. 이 정도 성과라면 6개월, 1년 후에는 장사가 더 잘될 것 같다.”며 확신에 차 있었다.

조 사장은 상인대학에서 배운 물건 진열방법대로 인테리어를 새롭게 바꿀 계획이다. 가게 입구에 있는 조리공간을 넓히고 깨끗하게 교체할 예정이다.

"상인대학에서 배운 음식 진열방법을 활용해 가게 입구에 먹음직스럽고 깨끗하게 음식을 진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겁니다.”

30년간 대림시장을 지켜온 터주대감인 조 사장은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 며 연신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장사가 안 되서 문을 닫을까도 생각했어요. 상인대학을 통해 내 자신이 바뀌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30년 만에 진짜 장사방법을 배웠어요. 앞으로 장사가 더 잘 될 생각을 하면 신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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