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부채, 2023년부터 '시가'로 측정... 자본확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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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부채, 2023년부터 '시가'로 측정... 자본확충 비상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1.03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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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주기적으로 금리 반영해 산출해야
저금리로 부채 늘어 중소보험사 고충
"미국·일본도 신중한데 왜 서두르나"
"새 회계기준 실익 없고 부담만 가중"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사진=시장경제신문DB

보험업계에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에 따라 보험사 부채를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는 신(新)회계기준이 공개됐다. 

새로운 기준 적용되면서 보험사는 부채를 시장금리에 따라 주기적으로 재산정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회계기준원 내 회계처리기준위원회가 기업회계기준서 제1117호(보험계약) 수정 공개초안을 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해당 기준서는 오는 2023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기업회계기준서 제1117호 수정 공개초안에 따르면 보험부채는 원가 평가가 아닌 매 결산기 시점의 할인율을 사용한 현행가치, 즉 시가로 측정된다. 

보험부채는 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보험사가 쌓는 준비금을 말한다.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보험수익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수취할 때 수익으로 인식하지 않고 매 기간 제공한 보장과 서비스를 반영해 계산하는 이른바 발생주의로 인식하게 된다. 

수정된 공개초안은 올해 말까지 외부 의견을 받은 뒤 내년 상반기 중 회계처리기준위에서 최종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보고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 보험계약 기준서를 최종 공표하게 된다.

이같은 보험부채 산정 방식의 변경으로 인해 보험사들의 회계상 부채는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부채가 늘어나는 만큼 보험사는 자본을 추가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업계 실무자들은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의 실익이 크지 않은데 비해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2일 생보사 관계자는 "IFRS17는 유럽중심 회계로,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사실 기존 회계기준에 어떤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애초부터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구호 아래 실익을 면밀히 따지지 않고 도입된 측면이 있다"면서 "국내 보험사들이 유럽에 진출하거나 그쪽 자본을 유치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크게 유리할 것이 없다"고 우려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같은 선진국들도 IFRS17 도입에 신중한 입장인데 한국이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에 어떤 이익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소 보험업체 관계자는 "코로나에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수익성 악화와 적립금 부담이 겹치게 됐다. 향후 경영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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