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미래, 5G로 실현"... KT, 새 먹거리로 'B2B 로봇'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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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미래, 5G로 실현"... KT, 새 먹거리로 'B2B 로봇' 찍었다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11.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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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로봇, 돌발상황도 5G로 대처"
"개인고객 수요 늘면 맞춤 로봇 제작할 것"
"KT 로봇 기술 원격수술 실현가능할 정도"
구현모 대표가 28일 '경영진 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제시하는 모습. 사진=KT
구현모 대표가 28일 '경영진 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제시하는 모습. 사진=KT

KT가 5G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B2B 로봇 사업'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지목했다. 회사는 이미 산업용 협동로봇을 비롯 택배물품 분류작업을 돕는 화물 운송용 로봇, 방역로봇, 서빙로봇 등의 개발에 뛰어들었다. 일부는 시제품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의료법 개정과 사회적 합의라는 선결과제가 남아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원격의료시대에 대비해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의 판단이다. 

KT는 지난달 28일 열린 'Digital-X 서밋 2020'을 통해 이 같은 미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국가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완성에도 기여한다는데 방점이 찍혔다. 

이날 연단에 선 구현모 KT 대표는 B2B(기업과 기업 간 전자상거래)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했다. 구 대표는 텔레콤이라는 의미가 담긴 사명을 변경함으로써 '탈통신' 사업 확장에 대한 목표를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구 대표는 '통신 사업'의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디지털 사업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5년 후인 2025년까지 비통신 부문 매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5G와 관련된 B2B 시장은 5년 내로 25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KT는 미래 먹거리로 B2B DX 서비스를 주목하고, 기업 맞춤형 로봇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KT 공식 유튜브 캡처
사진=KT 공식 유튜브 캡처

 

"빠르고 안전한 작업환경"... B2B 맞춤 산업용 로봇

KT는 올해 6월 현대로보틱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기업 전용 '협동로봇'과 '산업로봇' 등 '5G 스마트팩토리 로봇'을 제작했다. 기업전용 KT의 5G는 로봇을 산업현장에 투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로봇이 산업현장에 직접 투입되기 위해서는 여러 기기들과 시스템의 연결이 필수적이다. 초고속, 초저지연의 KT 5G 네트워크는 상용망 트래픽에 영향을 받지 않고 KT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이용해 품질관리, 기밀유지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KT와 현대로보틱스가 제작한 로봇은 사람이 수행하기 어려운 고속, 고중량, 고위험 공정 수행한다. 이 로봇들은 작업 속도가 빠르고 무거운 하중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현장에서 로봇 도입 후 시간당 225상자였던 생산량이 313상자로 39% 늘었다. 박스당 작업 시간은 16초에서 11.5초로 줄어들었다. 로봇은 공정 작업 과정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하더라도 5G를 통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KT는 B2B 전용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까지 로봇의 가격이 비싸고 부피가 커 개인 소비자들의 구매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KT 관계자는 "현재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은 반려로봇 정도 뿐"이라며 "개인 소비자들의 니즈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이에 맞는 로봇도 제작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맞춤 언택트 로봇 선 봬

KT는 코로나 이후 언택트 문화가 주류로 들어서면서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로봇들도 계속 출시 중이다.

서비스 산업에서 활용이 가능한 서빙로봇이 출시됐다. 서빙로봇은 KT 융합기술원에서 자체 개발한 3D 공간맵핑 기술, 자율주행 기술 등 최첨단 소프트웨어가 탑재했다.

이 로봇은 ㄴ한 번 목적지를 입력하면 4개의 트레이를 최대 4곳의 테이블로 순차 배달할 수 있다. 정밀한 주행 기술이 적용돼 좁은 통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장애물을 발견 시 스스로 피해 갈 수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호텔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서빙로봇은 코로나 거리두기 상황 등에서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불필요한 접촉을 축소해 주며 일상생활까지 가능하게 만든다.

코로나 시기에 맞춤인 자율주행 방역로봇 역시 출시된 상태다. 방역로봇은 혼자 80평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14분 안에 방역을 끝낼 수 있다. 직원들이 퇴근한 시각에 혼자서 넓은 사무실을 단시간에 방역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미 KT는 방역로봇을 이용해 광화문 사옥에 상시 활용 중이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그럼에도 모든 직군이 재택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면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직종에서 방역 로봇은 안심하고 출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줄 예정이다.
 

미래 의료용 로봇... "규제 풀어야 해법 보인다"

KT는 아이티아이테크놀로지와 협업을 통해 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병원' 헬스케어 제품들을 개발했다. 병상에 비치되는 미디어테이블에는 기가지니 인사이드를 적용했다. 터치와 음성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KT는 AI를 활용하는 '스마트 병원'을 꿈꾸고 있다. 스마트병원 구축을 통해 환자의 편의와 의료진의 효율적인 의료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16일 의료정보 솔루션 전문 기업 헬스허브와 업무협약을 체결결한 바 있다. 헬스허브는 국내 영상의학 원격판독 시장의 6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의료영상 저장 장치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개발한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클라우드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의료용 AI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5년까지 8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망에 걸려 로봇을 활용한 의료행위는 여전히 미완인 상태다.

KT 관계자는 "KT의 기술은 이미 원격수술을 실현할 수 있을 만큼 개발됐다"며 "다만 원격수술은 국내 의료법상 불법이기 때문에 아직 실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수술은 물론이고 의사와 환자가 대면하지 않은 진료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이 때문에 기술 개발과 상품 출시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원격 진료에 대한 환자들의 니즈는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감기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자칫 코로나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데, 이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해당되는 사안이다.

이에 호주에서는 올해 3월, 코로나 전파를 막기 위해 일부 의료 항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원격진료를 허용한 바 있다. 일본 역시 원격진료를 상시 전면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국내 의료진이 전화 또는 화상 등을 통한 의료 상담과 진료를 임시적으로 허가했다. 이에 원격진료가 본격적으로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경환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지난달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국제병원 및 의료기기 산업박람회'에서 원격진료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원격, 비대면 진료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며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된 만큼 중립적인 인터페이스, 보안규제 등을 통해 관련 분야가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타국가들보다 2년 먼저 5G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기술로도 얼마든지 비대면 원격진료 도입이 가능할 정도의 인프라가 구축돼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의 IT 기술력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만큼, 원격진료 상용화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결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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