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소폭 상승... '빚투·영끌' 한풀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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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소폭 상승... '빚투·영끌' 한풀 꺾이나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0.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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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이기로 금리 0.04% 올라
30세 미만 신용융자 162% 급등
'영끌' 청년개미들, 빅히트 하락에 울상
전문가들 "무분별한 투자문화 경계해야"
10월 15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식. 사진=시장경제신문DB
10월 15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식. 사진=시장경제DB

은행 금리가 소폭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도 한풀 꺽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권에선 20대 청년층의 무분별한 '빚투'와 '영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2.59%로 전월보다 0.04%p 상승했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만의 반등이다.

가계대출 중 일반신용대출(2.89%), 보증대출(2.52%), 집단대출(2.41%) 금리는 모두 지난 8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9월 일제히 반등했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은 지난달부터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로 인한 가계대출 연체·부실을 우려해 은행권에 대출 총량관리를 주문한 바 있다.

지난 8월 가계대출 금리는 2.55%로 1996년 1월 통계편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낮은 가계대출 금리가 '빚투' 열풍을 불렀다고 지적한다.

 

청년 개미들 '빅히트' 하락으로 울상... 청와대 청원까지

증권가 안팎에서도 '빚투' 열풍이 거세지면서 20대 청년층의 신용융자잔고가 폭증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만 30세 미만 투자자의 신용융자잔고는 4,200억원으로 지난해 말 1,600억원 대비 162.5% 급등했다. 

신용융자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전체 연령대에서 20대의 신용융자 규모는 2.4% 수준이지만 증가폭은 가장 컸다.

전체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잔고는 16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7.5% 급등했다. 지난 3월 6조6,000억원에서 7개월 사이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아직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2~30대 개인투자자들의 무분별한 '영끌'과 '빚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례로 청약의 상당수가 '영끌'과 '빚투'였던 '빅히트'가 지난 15일 상장 직후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자 인터넷 주식관련 게시판에는 주식환불을 요구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빅히트는 상장 당일 공모가 13만5,000원의 160% 수준인 35만1,000원을 기록한 이후 연일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26일 기준 15만원대까지 떨어져 상장일 최고가 대비 절반 이하가 됐다.

각종 주식 커뮤니티에선 "휴학하고 등록금까지 올인했다", "내년 봄 결혼 앞두고 모아둔 지방 아파트 한 채 값을 투자했다" 등 주로 청년층으로 보이는 이들의 글이 많았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명 가수를 앞세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행태와 무엇이 다른지 의구심이 든다"는 내용의 청원도 올라왔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주주들의 대량 매도가 빅히트 주가 하락을 부추기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30대 청년층의 책임있는 투자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본인이 확고한 하단과 상단을 정해놓고 사고팔아야 하는데, 개인은 이런 훈련이 상대적으로 덜 돼 있어 부화뇌동하는 매매가 되기 쉽다"며 "매매 쏠림 현상들이 나타나 개미 투자자들이 손실을 많이 보는 구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라고 분석했다.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투자는 그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전제를 가지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익이 나면 자신의 능력이고 손해를 보면 대기업 등에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는 일종의 어리광"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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