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아웃제로 압박, '그새X' 욕설까지"... 점주들, 쿠쿠 갑질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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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아웃제로 압박, '그새X' 욕설까지"... 점주들, 쿠쿠 갑질 규탄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10.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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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사업 '홈케어 서비스' 점주들에게 강요
삼진아웃제 도입해 계약해지 압박 호소
사진= 이준영 기자
사진= 이준영 기자

국내 밥솥시장 1위 쿠쿠전자의 가맹점 점주들이 본사의 갑질을 규탄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쿠쿠점주협의회와 전국 가맹점주협의회는 27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의 쿠쿠전자 서울사무소 앞에서 '쿠쿠 갑질 규탄 및 점주 집단적 대응권 강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쿠쿠 협의회는 삼진아웃제에 의한 계약해지 압박으로 점주들의 단체 협상력 강화가 절실하다며 쿠쿠 본사의 갑질을 규탄하고 점주들의 집단 대응권 강화를 위해 이번 기자회견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승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사업체에서 신뢰는 기본"이라며 "소통없이 시키는대로 하라는 것은 노예나 마찬가지다. 쿠쿠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수적으로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알아서 하라고 방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의를 제기하면 욕설로 대응하고, 참다 참다 단체를 만들고 공정위에 신고했더니 단체 탈퇴와 신고 철회를 종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삼진아웃제로 계약해지 압박, 내부 수수료도 20년간 한 푼도 안올리는 등 문제가 많다. 쿠쿠전자는 빠른 시일내 대화를 다시 시작해 협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협의회 회원들이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사진= 이준영 기자
협의회 회원들이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사진= 이준영 기자

김응욱 쿠쿠 동대문점 점주는 지금까지의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김응욱 점주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올해 홈케어 서비스를 새로 도입하면서 점주들에게 아무런 지원없이 무조건 하라는 식으로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점주에게 '놈', '새X' 등의 폭언과 욕설이 오간 것으로 전했다.

이에 올해 6월 쿠쿠 협의체는 전국가맹점주에 가입해 쿠쿠점주 협의체로 재정비하고 본사를 불공정 행위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쿠는 협의회 탈퇴와 공정위 신고 철회를 위해 전국을 다니며 위협적 말로 협의회 탈퇴를 종용했고, 몇몇 점주들은 두려움을 느껴 탈퇴했다. 또한 김응욱 점주는 현재는 삼진아웃제 도입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승미 가맹거래사는 "쿠쿠전문점은 전속 대리점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리점법 적용을 받을 수 있고 가맹사업법 적용 여지도 있다"며 "하지만 본사는 대리점법 및 가맹사업법 적용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점주들은 이날 기자회견 성명서를 통해 ▲대표이사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점주단체 탄압 중단 및 대화 시작 ▲불공정 계약 개정 ▲안정적인 계약갱신 보장 등을 촉구했다.

쿠쿠 본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본사에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으며, 점주분들에게 폭언·욕설한 해당 관리 팀장이 직접 사과를 전달했다"며 "점주들과 대화를 통해 이번 사안을 원만하게 풀어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사 차원의 사과와 해당 팀장의 징계 등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한편, 쿠쿠전자의 갑질 논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공론화된 바 있다.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22일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쿠쿠전자는 밥솥 시장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재벌로 알려진 한 그룹에 속하는 회사"라며 "약관에 계약을 1년 단위로 갱신하게 해서 이익이 많이 남는 대리점은 직영으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이어 "110개 정도 대리점이 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을 의뢰했고, 조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부분을 처리해달라고 했다"며 "처리기한이 60일인데 150일이 지나도록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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