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통장 끌어쓰는 20대... 저축銀 대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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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통장 끌어쓰는 20대... 저축銀 대출 급증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0.2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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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마이너스 통장, 6개월간 20% 증가
채무조정 신청도 4년간 31% 껑충 ... '적신호'
주요 저축銀 최고금리 낮춰도 순익 45% 증가
"청년부채 심각... 신용카드 사태 잊지 말아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0대 청년층의 저축은행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이 6개월 사이 20% 이상 급증했다. 채무조정 신청도 4년새 31% 증가해 청년부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권은 당국의 최고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급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에 따르면 금융권 마이너스 상품을 이용한 20대 대출 잔액은 6월 말 현재 2조1,451억원으로 집계됐다. 잔액은 2018년 말 1조9,734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원을 돌파한 이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년 상반기 기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잔액은 2조763억원으로 지난 연말 대비 3%(608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은 620억원으로 지난 연말 기준 104억원(20.2%) 급증했다.

여신금융의 마이너스 카드론 대출 잔액 역시 1억원(1.5%) 늘어난 68억원이었다.

저축은행의 전체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16.5% 감소했으나 유독 20대에서만 20.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수별로 보면 20대의 저축은행 대출은 1만4,745건으로 1인당 평균 420만원을 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마이너스 통장 이용 건수는 17만7,000건으로 1인당 평균 1,171만원을 빌렸다. 

청년층이 대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2금융권에서 고금리를 물며 돈을 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대의 대출이 늘며 채무조정 신청도 증가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는 2015년 9,519명에서 지난해 1만 2,455명으로 30.8% 증가했다.

전재수 의원은 "20대가 학자금 빚을 내는 것에 이어 마이너스 통장과 마이너스 카드까지 선택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며 "청년 부채를 경감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강화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주요 저축은행 순익 45% 성장..."청년 고혈" 논란

반면 저축은행과 대부업계는 법정최고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23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 자료를 인용해, 대부업 상위 20개사와 저축은행 상위 20개사의 2017년 영업이익이 1조2,279억원에서 지난해 1조7,894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약 2년간 45% 이상 증가한 수치다.

법정 최고금리는 2016년 27.9%, 2018년 24%로 하향세다. 문재인 정부는 최고금리를 20%까지 낮추겠다고 공약했고, 21대 국회에선 법정 최고금리를 최대 10%까지 낮추는 법안도 발의됐다.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2017년 대출잔액은 8조1,242억원에서 지난해 13조6,597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차주도 88만명에서 112만명으로, 총수익은 3조7,266억원에서 4조8,103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6,871억원에서 1조667억원으로 상승했다. 

민형배 의원은 "법정 최고금리를 내릴 때마다 업계와 금융당국이 내세웠던 논리는 실제지표와 달랐다"며 "법정최고금리 20%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만큼, 빠른 시일안에 법정최고금리를 인하해서 금융약자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법정최고금리를 인하하면 경영이 힘들어진다고 손사래를 쳐왔지만 오히려 업황이 나아진 것"이라며 "업계의 경영 효율화와 혁신으로 그간 얼마든지 금리를 낮출 수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과거 20대 청년들에게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발행했던 것이 사회문제가 됐던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20대 청년들의 채무경감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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