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아이콘' 이건희 삼성 회장, 향년 78세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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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아이콘' 이건희 삼성 회장, 향년 78세로 타계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0.10.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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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스마트폰·바이오 등 삼성 초일류 반열에
獨 프랑크푸르트 선언... 한국 경제 기본 틀 바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삼성전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삼성전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2014년 5월 병상에 누운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한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194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의 2대 회장으로 올라 그룹을 이끌었다. 삼성은 이 회장 체제 하에서 반도체와 스마트폰, 바이오 등 신사업에 주력해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중앙일보 산하 동양방송 이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삼성 비서실과 삼성물산, 삼성그룹 부회장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는 이병철 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부터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이 회장이 경영을 맡은 27년의 기간 동안 삼성그룹의 매출은 40배, 시가총액은 300배 이상 성장했다. 

1993년 이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신경영 선언’은 오늘날의 삼성을 만든 밑거름이 됐다. 당시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일성으로 삼성에 개혁의 바람을 일으켰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선진 기업 문화가 깊게 자리 잡은 것도 이 때부터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도 이 회장의 선견지명이 크게 작용했다. 1974년 이병철 창업주가 한국반도체 인수를 결정하는 배경에 이건희 회장의 적극적인 설득이 있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사활을 건 반도체 사업에서 삼성은 1992년 64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D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데 이어, 1993년에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94년 세계 최초로 256M D램을 개발하며 글로벌 선두기업 자리를 확고히 했고, 2002년에는 낸드플래시 글로벌 시장에서도 1위를 달성하며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했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자택 인근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았고, 다음날인 11일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스탠트 시술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저체온 치료 등을 받으면서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았고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된 이후 와병 생활을 이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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