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배기 맛보러 영천시장 오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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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배기 맛보러 영천시장 오이소~”
  • 서진기 기자
  • 승인 2017.03.09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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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공설시장] 영천공설시장은 경북 지역에서 큰 시장이다. 상설장 외에 2일과 7일엔 오일장이 열리는데 인근지역의 싱싱한 농산물과 한약재 팔려는 상인과 구하려는 손님들이 많이 몰린다. 얼린 상어고기인 돔배기와 곰탕골목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상어고기 돔방돔방 썰어놓았다 해서 ‘돔배기’

소금 뿌려 꼬지에 꽂아 숙성… 구워서 초장에

돔배기는 상어고기다. 상어고기를 돔방돔방(경상도 방언) 썰어 놓았다고 해서 지금의 돔배기가 됐다는 설이 있다. 돔배기는 경상북도 지역에서 제사상에 빠져서는 안 되는 필수 제수 품이다. 귀한 손님이 올 때도 돔배기를 낸다. 영천은 인근 포항과 경주보다 바다가 먼 내륙인데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돔배기 맛을 최고로 꼽는다. 

영천 돔배기가 유명한 것은 ‘숙성’과 ‘간’에 있다고 ‘금호청통수산’ 이환봉 사장은 말한다. 영천공설시장 내 돔배기를 판매하는 곳은 17곳인데, 밀집해 있어 ‘돔배기시장’ 혹은 ‘돔배기골목’으로 불린다. “하루 숙성 시켜라 쿠이소~” 방금 소금을 뿌려놓은 돔배기를 손님에게 건네며 이 사장이 하는 말이다. 돔배기를 만드는 과정의 핵심은 적절한 숙성 시간에 있다. 얼린 상어를 토막을 내 50cm쯤 되는 긴 칼로 얇게 껍질을 벗긴다. 1cm 굵기로 토막을 직사각형 네모 모양으로 각을 떠 굵은 소금을 쳐 하루정도 숙성을 시킨다. 숙성된 돔배기는 물에 씻어 건조 한 다음 꼬지에 꽂으면 숙성 과정이 끝난다. 숙성된 돔배기는 굽거나 쪄서 초장과 함께 먹으면 맛이 더 좋다. 돔배기는 검붉은 색이 도는 귀상어와 흰색을 띄는 청상아리가 두 종류가 많이 판매되는데 귀상어가 가격이 약간 비싸며 맛도 더 좋다.

귀상어 돔배기 1kg 25,000원, 청상아리 돔베기 1kg 20,000원.

영천시장에서 ‘돔배기골목’에 버금가는 곳은 ‘곰탕골목’이다. 60여 년 전 우(牛)시장이 설 때부터 곰탕을 끊여온 곳은 ‘포항할매집’. 이순덕 사장이 3대를 잇고 있는 이 집은 곰탕골목에서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명한 곳이다. 골목에 서서 곰탕을 담아내는데 곰탕 맛의 비결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 한 마리를 넣어 끊여내는 국물 맛에 있다. 첫 번째 우려 낸 국물은 버리고, 두 번째 우려내는 국물부터 하루 내내 끓여야 끈적끈적한 농도의 국물이 나온다. 곰탕에 들어가는 고기는 주로 머리고기를 쓴다. 주문이 들어오면 썰어놓은 고기를 국물에 적셔 국물을 적당히 담고 파와 후추를 얹는다. 곰탕에는 공기 밥과 함께 깍두기와 반찬이 나온다. 국물은 따로 간을 하지 않고, 깍두기와 같이 먹으면 된다. 부위별로 고기가 골고루 들어있어 간장에 찍어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곰탕 7,000원, 수육 15,000~20,000원.

호박에 금갈 때까지 단맛 올려 두어 죽 끓여

밭에서 금이 갈 정도 익힌 호박은 고구마보다 더 담니더” 호박죽을 맛있게 끊이기 위한 방법을 묻자 ‘할매죽집’ 이명조 사장의 말이다. 집에서 직접 키우는 호박을 단맛이 절정에 오를 때인 호박에 금이 갈 때까지 두어 죽을 끓인다. 여기에 삶아 둔 밤콩과 새알을 넣으면 호박죽이 완성되는데 꿀이나 설탕을 넣어 끓인 것처럼 달다. 

‘할매죽집’의 죽은 늦은 오후에 가면 동이 나고 없다. 아침에 한 솥 끓여 시장을 찾는 단골들이 삼삼오오 먹고 가면 언제 죽이 동날지 아무도 모른다. 묵도 잘 팔린다. 국수처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숟가락으로 떠먹는 ‘묵채’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은 ‘묵’은 참기름과 깨소금, 김치다짐, 김가루를 올려 묵과 궁합이 잘 맞는다. 호박죽, 묵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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