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中 진출 한국게임 0건... 국내선 중국 게임, 시장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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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새 中 진출 한국게임 0건... 국내선 중국 게임, 시장 잠식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10.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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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3월 이후 중국 정부, 국내 게임에 ‘판호’ 발급 全無
중국, 미국·일본게임에는 판호 발급... 한국만 배제
지난해 중국 게임 국가별 수출... 한국이 3번째로 높아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상위 게임 20개 중 3개가 중국産



사진=넷마블, 넥슨
사진=넷마블, 넥슨

최근 3년간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정부로부터 '판호'를 한 건도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판호'란 중국에서 유료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일종의 영업허가증과 유사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7월 이후 노골화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과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상승 효과를 일으키면서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산 게임은 국내 시장에서 지난 몇 년 사이 점유율을 크게 높이고 있어, 범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달 2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9·10월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외국산 게임 55개에 판호를 발급했다. 이 중 일본 게임에 발급된 판호가 24개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한국 게임은 판호를 전혀 발급 받지 못했다. 2017년 이전까지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에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취했다. 2016년부터 2017년 2월까지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발급받은 한국산 게임은 30건이 넘었다. 그러나 2017년 3월 이후 현재까지는 단 한 건도 중국 정부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무역분쟁 당사국인 미국 게임에 대해서도 판호를 발급하고 있다. 한미일 3국 중 유독 한국산 게임에 대해서만 문턱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위 기간 동안 중국산 게임의 국내 시장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매출 상위 20개 게임 중 3개가 중국산 게임이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의 해외매출은 한화 약 13조2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 비중은 한국이 14.3%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감에서 국내 유통 중인 중국산 게임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지 물었다. 문체부는 "관련 통계는 따로 집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국내에 유통 중인 중국 게임 통계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데이터를 미리 마련해둬야 한중 양국 간 판호 협상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게임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 개발사 넷마블은 11월 기대작 '세븐나이츠2'를 출시한다. 일각에서는 '세븐나이츠2'의 중국 진출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븐나이츠2'는 전작인 '세븐나이츠1'의 20년 후 세계관을 담은 게임이다. 출시 전 진행된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동시 시청자 수 2만 7000명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취재 결과 '세븐나이츠1' 역시 중국에서 판호를 받지 못했다. 2016년 12월 출시한 '리니지2레볼루션'의 경우 2017년 초 중국 정부에 판호 발급을 신청했으나 3년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심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넷마블 게임은 현재 없다.

넥슨 역시 자사 게임의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8월 중국에 출시 예정이었던 2D 액션RPG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하루 전날 돌연 서비스 일정을 연기했다. 넥슨의 대표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는 2016년 판호를 발급받았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유통을 맡은 텐센트는 출시 일정이 연기된 이유를 '미성년자 게임 의존 방지 시스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은 미성년자의 게임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시행 중인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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