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硏 "내년 빅테크 독과점 리스크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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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硏 "내년 빅테크 독과점 리스크 커질 것"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0.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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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산업 전망 보고서' 발표
"글로벌 자국 우선주의에 대비해야"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7일 '2021년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의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산업의 미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1년 산업 전망'을 통해 정부투자 확대와 주요국 봉쇄 완화 등에 힘입어 국내 주요산업의 업황이 동반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경기에 민감한 IT 제조업이 회복을 주도하는 한편 언택트·디지털·저탄소 산업의 성장세가 돋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자동차·조선·철강 등 기존 주력 제조업의 생산량은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제조업별로 회복 속도차가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12개중 7개 산업 경기 올해보다 개선될 것

연구소 측은 분석대상 12개 산업 중 반도체(회복→안정), 휴대폰·자동차·조선·소매유통(둔화→회복), 철강·석유화학(침체→회복) 등 7개 산업의 경기 싸이클이 올해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2차전지·정보서비스(활황), 음식료(안정), 정유·건설(침체) 등 5개 산업의 경기 싸이클은 올해와 같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보다 경기 싸이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없는 셈이다.

보고서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차전지 제조업, 정보서비스업, 반도체 제조업의 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이차전지 제조업의 경우 국내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 신규 자동차 업체 납품, 생산능력 향상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이차전지 업체의 매출액 역시 2021년에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전기차(EV) 배터리 보급 확대로 인한 '규모의 경제' 효과, 그리고 양호한 글로벌 시장 지위 등이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표되는 정보서비스업은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이들은 검색·메신저 등 플랫폼 분야의 지배력을 기반으로 커머스·결제·콘텐츠 등으로 사업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독과점 플랫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책 리스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반도체 산업을 담당중인 신석영 연구원은 "미중 갈등 리스크가 있지만 메모리와 비메모리 부문의 동반 수요 회복과 적절한 공급 조절로 국내 반도체 업체의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보고서는 마진 개선이 미약한 정유업과 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건설업은 내년에도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업의 경우 복합정제마진이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고 역내 공급과잉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혜영 연구위원은 "주요 정유사의 실적이 올해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본격적인 업황 회복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총평했다.

보고서는 건설업은 정부 주도의 SOC 투자와 공급확대 등으로 수주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2015년 이후 분양실적 부진으로 내년 매출액도 감소세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 수요자의 대형 브랜드 선호와 공모 중심의 정부투자 등 대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중소건설사의 침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자국 우선주의 확산, 산업생태계 변화 주목해야

한편, 연구소 측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정부투자 확대 △자국 우선주의 확산 △산업 생태계 변화 가속화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 장기화, 기업실적 부진으로 민간부문의 투자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기 회복과 고용확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판 뉴딜정책을 통해 4차산업 육성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주요국 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독자생존 추구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각국은 생산안보 강화와 자국산업 보호 등을 이유로 수출입 제한, 리쇼어링, 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 등 자국 우선주의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반면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보건위생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국제공조는 보다 긴밀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연구소는 코로나의 장기화와 정책지원 등으로 기존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언택트, 디지털,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업 생태계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장기화와 미·중 패권경쟁으로 원재료 공급처, 제품 수요처 등 전·후방 공급망의 재조정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영준 산업분석팀장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산업 생태계 변화에서 뒤쳐질 경우 기업의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로 큰 타격을 받은 정유·항운·오프라인 유통과 전기차 전환 이슈가 있는 자동차 제조업에서 산업 재편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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