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행·박동욱 매직... 현대건설 해외·도시정비수주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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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행·박동욱 매직... 현대건설 해외·도시정비수주 1위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10.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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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도시정비수주액 4.3조... 2년 연속 1위 확정적
정진행 부회장 부임 후 해외 수주, 1위 탈환
정진행 해외, 박동욱 국내... 투톱 체제, 시너지 효과

정진행 부회장과 박동욱 사장이 마법이라도 부린 것일까. 정진행-박동욱 체재로 전환한 현대건설이 해외사업과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현대건설 역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2년 연속 1위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시절부터 글로벌 마케팅 분야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 정진행 부회장이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기고, 박동욱 사장이 국내 사업을 전담하는 투톱 체제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4조3039억원으로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는 1조9874억원을 기록한 롯데건설이다. 두 기업간 차이는 2조3000억원. 4분기에 부산 대연8구역 등 굵직한 도시정비사업을 롯데건설이 수주하더라도 넘어서기 힘들만큼 차이가 벌어졌다. 

자료=현대건설. 그래픽디자인=김수정
자료=현대건설. 그래픽디자인=김수정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2017년 역대 최고 수주액도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의 2017년 도시정비수주액은 4조6467억원. 2조6000억원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권을 따냈던 것이 주효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4분기, 서울 동작구 흑석9, 11구역 수주전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둘 중 한곳만 수주해도 17년 수주액을 넘어설 수 있다.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증가는 사업권을 다수 확보했다는 사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현재 도시정비사업 규모는 매년 축소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9월까지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약 12조원이다. 남은 4분기를 더해도 수주총액은 15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15조원은 2017년 대비 55%에 불과한 수치다. 10대 건설사의 2017년 수주 총액은 28조5000억원, 2018년 23조3000억원, 2019년 17조3000억원으로 매년 줄고 있다.

현대건설의 2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달성에는 박동욱 사장의 역활이 매우 컸다. 올해 부임 3년차를 맞은 박 사장은 '그레이트 컴퍼니'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건설 명가로서의 위상 회복에 역량을 집중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취임 타 부문에 비해 현대건설이 열세를 보인 도시정비사업 수주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 GS건설 등 경쟁사에서 도시정비팀장, 실무진 등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건설업계에서는 박 사장의 인재 영입과 정 부회장의 부임을 기점으로, 현대건설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 부임 후 현대건설이 ‘업계 1위’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2018년 12월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직전에는 현대자동차 전략기획 및 홍보담당 사장을 맡았다. 정 부회장이 취임 당시 강조한 키워드는 ‘명가 재건’이었다.

정 부회장은 “현대건설의 강한 프라이드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과거 명성과 시장 1위 자리를 되찾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라며 “우리 회사가 대한민국 최고 건설사라는 프라이드와 자신감으로 전력질주할 수 있도록 경영진부터 앞장서 뛰겠다”고 말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준수한 실적을 기록 중이었지만 '업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빈틈이 있었다.  

정 부회장는 현대차에 몸담고 있던 시절부터 ‘그룹 내 글로벌 마케팅 최고 전문가’로 불렸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현대차 중남미지역본부장, 기아차 아태지역본부장, 기아차 유럽총괄법인장 등 마케팅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 부회장은 부임 직후인 지난해 1월 설 연휴부터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을 오가며 해외 현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대신해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한 사례가 많았다. 정 부회장은 18회의 대통령 해외순방 중 무려 14회를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행보를 바탕으로 현대건설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프로젝트 6번과 12번 패키지, 싱가포르 고속도로 공사, 베트남 베가시티 복합개발사업 등 약 40억 달러 규모의 해외 공사를 수주했다. 경쟁 건설사들의 해외수주가 크게 줄어든 것과 달리 신규수주를 크게 늘리며 2014년 이후 5년 만에 해외건설협회 기준 해외수주 1위를 탈환했다. 회사는 올해도 9건의 해외사업을 쓸어담았다. 현재까지 수주액은 40억1270만달러(한화 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자료=현대건설. 그래픽디자인=김수정
자료=현대건설. 그래픽디자인=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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