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뒷전' 현대카드 정태영號... 적립포인트 가장 많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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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뒷전' 현대카드 정태영號... 적립포인트 가장 많이 사라졌다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10.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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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소통' 정태영 부회장 경영방침 무색
상반기 소멸 포인트 110억원 규모 육박
소비자 불만 쇄도... "포인트 사용 제약 과하다"
전문가들 "소비자에 혜택 돌아가야 기업 선순환"
최근 5년 간 시중 8개 전업 카드사 포인트 현황. 사진=윤관석 의원실 제공
최근 5년 간 시중 8개 전업 카드사 포인트 현황. 사진=윤관석 의원실 제공

올해 상반기 카드 포인트 소멸액이 가장 많은 회사는 현대카드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액수로만 109억5900만원에 달했다.

6일 국회 정무위원장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시중 8개 전업 카드사 포인트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카드사 소멸 포인트는 1017억100만원으로 나타났다. 발생 포인트는 3조2039억3900만원, 사용 포인트는 2조9926억300만원이었다. 

현대카드는 2019년 말 기준 소멸액이 252억2400만원이었다. 지난해에도 포인트 소멸액은 전업카드사 중 1위였다.

편의점·슈퍼마켓·음식점·대중교통 등 실생활에서 카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금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발생되는 포인트도 화폐처럼 쓸 수 있다. 

특히 카드 포인트는 카드 사용 실적에 따른 보상으로 부여되고 있다.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포인트의 현금화도 쉬워진 상황이다.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인출해 급전으로 쓰거나 재테크와 기부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현대카드 포인트는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 많았다. 포인트 이용처가 너무 적거나 사용에 제약이 많다는 지적이다. M포인트몰 등 현대카드 포인트 결제가 가능한 쇼핑공간이 있지만 매번 관련 쇼핑몰만 이용할 수 없는데다 물건 종류도 많지 않아 사용에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현재 현대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한 고객은 "최근 포인트 적립형 카드를 즉시 할인형 카드로 바꿨다"며 "M포인트몰은 가격이 너무 비싸 포인트를 활용해도 제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현금화 방식은 까다롭다. 먼저 앱에서는 할 수 없고 오직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다. 일상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된 시대에 아직도 인터넷에서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 소비자들은 난색을 보인다. 

아울러 현금처럼 사용하기 위해서는 H-Coin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설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현금 전환 비율도 낮다. 현대카드는 포인트 변환 시 현금과 동일한 1:1 가치라고 홍보했지만 현재 그 비율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1.5포인트가 1원으로 계산돼 현금으로 전환된다. 여기에 적립비율까지 낮아지면서 현대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 여론이 큰 상황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정태영 부회장 페이스북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선순환 기업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고객이 연회비를 내고 카드를 사용하면서 포인트를 적립받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소멸되는 것은 문제다"며 "보다 손쉽게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고 현금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고객과의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코로나 여파에도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는 취지였다. 정태영 회장은 선제적으로 소비자보호를 선도해 고객과 함께 소통하는 플랫폼을 기업 비전으로 제시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고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다.

앞뒤가 다른 현대카드 행태에 대한 불평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본지는 현대카드 측의 입장과 대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홍보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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