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수협은행장, 관료 출신說... "파행시 지도부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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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수협은행장, 관료 출신說... "파행시 지도부 공백 우려"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9.2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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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추위 5표 중 4표 받아야 추천
수협 전·현직 임원3, 외부 2명 지원
중앙회 1표가 캐스팅보트 될 전망
"중앙회장 송사로 정부와 대립 어려워" 낙관론도
이동빈 수협은행장. 사진=수협은행 제공
이동빈 수협은행장. 사진=수협은행 제공

차기 SH수협은행 행장 선임을 두고 외부 관료 출신과 내부 인사 가운데 어느 쪽이 낙점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인의 행장추천위원(행추위) 가운데 기관추천 3인이 단일 후보를 지지할 경우 중앙위 추천위원 1표가 '캐스팅 보트'가 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선 민간출신 이동빈 행장이 연임을 포기한 것을 두고 관료 출신 행장을 선임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행추위는 다음달 8일까지 1차 대상자를 선정해 12일에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행장 후보 공개모집, 최종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류면접심사, 이사회와 주총 승인까지 한 달 안에 마무리하는 빠듯한 일정이다. 

지난주 공개모집 결과 전·현직 수협 임원 3명과 외부인사 2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빈 행장은 공모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연임을 포기한 상태다.

행추위원은 총 5명으로 기관추천 3인과 수협중앙회 추천 2인으로 구성된다. 수협은행 정관에 따르면 행장 최종 후보자로 선임되려면 행추위 재적위원 3분의 2의 지지(4표 이상)를 얻어야 한다.

기획재정부 추천으로 김윤석 전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이 행추위원장을 맡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김종실 해수부 수출가공진흥과장을, 금융위원회는 양동선 전 한국자금중개 전무이사를 각각 추천했다. 수협중앙회는 김석원 전 부산서남구 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과 김형주 전 여수수협 조합장을 추천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관 추천 위원 3표가 관료 출신 후보에게 쏠릴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간 출신 이동빈 행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물러난 것은 관료 출신 행장을 선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이 많다.

이동빈 행장의 재임기간 수협은행의 외형은 꾸준히 성장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총자산은 2017년 12월 기준 약 32조원에서 올해 3월 42조8,403억원으로 10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또한 이달 초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9조를 개정해 은행장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대신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 이동빈 행장이 연임을 포기한 것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안팎에선 결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수협은행은 2001년 금융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지원 받았다. 이후 금융위와 예금보험공사 관계자가 파견돼 관리감독을 해왔다. 2028년까지 수협이 갚아야 할 공적자금이 약 8,500억원으로 차기 은행장 선임에 정부 입장이 개입될 여지는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민간 출신 현 행장이 연임을 고사하고 기재부가 행추위원장을 추천한 것으로 어느 정도 관료 출신 행장을 선임한다는 윤곽이 나온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수협 측의 반발이 있을 경우 선임과정에 진통이 있을 수도 있다. 행추위 의견이 모아지지 않거나 면접결과 적격자가 없는 것으로 결론날 경우 재공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동빈 행장의 임기가 다음달 24일까지이므로 행추위 일정이 파행될 경우 행장 공백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수협은행은 2017년 행추위가 파행되면서 6개월간 행장 자리를 공석으로 둔 전력이 있다. 

반면 낙관론도 나온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상황에서 수협중앙회 측이 정부와 각을 세울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금융위도 수협은행장 임기단축안을 승인해주는 등 협력적 기류도 감지된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제 막 공모가 끝난 시점에서 어떤 후보가 낙점될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파행은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빈 행장은 민간 출신으로 3년간 수협은행을 이끌어왔다. 1960년생으로 원주고, 부산대를 졸업하고 1983년 상업은행에서 은행 경력을 시작했다. 우리은행 부산경남동부영업본부장, 기업금융단 상무를 역임한 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여신지원본부장(부행장)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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